공문서 제출 않고 출석 인정
정유라씨, 지난달 이대 휴학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 실세로 지목되고 있는 최순실(60ㆍ최서원으로 개명)씨의 딸 정유라(20)씨가 이화여대로부터 각종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3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화여대로부터 제출 받은 정씨의 출석과 학점 인정 서류에 따르면, 지난해 이화여대에 입학한 정씨는 올해 1학기 이원준 체육과학부 교수가 담당하는 운동생리학 수업에 출석하지 못한다는 공문서를 제출하지 않았는데도 출석으로 인정받았다. 이화여대 학사관리 내규 지침에 따르면 수업에 참석하지 못할 때는 공문서를 제출토록 하고 있다. 하지만 당시 정씨는 최씨와 함께 이 교수를 만나 “독일에서 훈련을 열심히 하고 있다”는 취지의 설명만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정씨가 부실한 과제물을 마감기한을 넘겨 제출했는데도 최소 B학점 이상을 받았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 의원에 따르면 정씨가 올해 1학기에 학교에 제출한 운동생리학 과제물의 실제 분량은 한 장도 되지 않았다. 또 같은 학기에 수강한 코칭론 수업과 관련된 과제물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짜깁기’한 것으로 방학 때 뒤늦게 제출했지만 1학기 성적으로 인정됐다. 정씨는 “실기우수자 학생은 절대평가로 최소 B학점 이상 줄 수 있다”는 2015년 9월 제정 내규를 적용 받았다.
정씨의 담당교수도 과도한 친절함을 보이며 의혹을 키웠다. 정씨의 코칭론 관련 과제에 대해 맞춤법까지 첨삭지도를 한 이경옥 체육과학부 교수는 정씨의 과제물이 이메일에 첨부되지도 않았음에도 “네, 잘하셨어요”라고 답을 했다가 20분 뒤 “앗! (파일이) 첨부가 되지 않았습니다. 다시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수정했다. 이 교수는 지난 3월 정씨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서도 “시험 준비를 도와줄 4학년 멘토 언니 김모씨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라며 먼저 제안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혜 논란이 일파만파로 커지는 가운데 정씨의 휴학 사실도 뒤늦게 확인됐다. 이화여대 관계자는 “정씨가 올해 2학기 수강신청까지 마쳤지만, 지난달 27일 휴학계를 냈다”고 밝혔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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