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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삼성 ‘갤노7’ 위기 딛고 진정한 기술강자로 거듭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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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삼성 ‘갤노7’ 위기 딛고 진정한 기술강자로 거듭나야

입력
2016.10.1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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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단종이라는 큰 위기를 맞았다. 삼성전자는 12일 3분기 잠정실적을 매출 47조원, 영업이익 5조2,000억원으로 수정 공시했다. 지난 7일 발표했던 잠정실적에서 매출은 2조원, 영업이익은 2조6,000억원이 줄었다. 이미 리콜 손실액이 9,000억원에서 1조원 가까이 반영됐음을 감안하면 ‘갤노7’ 단종의 직접적 피해만도 3조5,000억원에 이르는 셈이다.

이게 다가 아니다. 이미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경쟁 기종인 애플의 ‘아이폰7’ 구글의 ‘픽셀’ 등 최신형 스마트폰이 연말 성수기인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를 대비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의 단종으로 이들과 경쟁할 주력 제품이 없다. ‘갤럭시7’은 출시된 지 6개월이나 됐고 ‘갤럭시8’은 빨라야 내년 초에나 가능하다. 그래서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4분기 실적은 가늠조차 할 수 없는 실정이다.

더욱 큰 문제는 이런 눈앞의 손실보다 어렵게 쌓아 올린 삼성전자의 브랜드 이미지 실추 가능성이다. 그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짐작조차 하기 어렵고, 이미지 회복에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지도 불확실하다. 기술적 문제점을 찾아내고 해결하는 것을 시작으로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지속적 노력을 경주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두께와 크기는 줄이면서도 배터리 용량을 키운 데다 방수ㆍ홍채 인식 기능까지 집어넣었다. 그에 따른 과부하를 회피할 기술 안정화에는 일정한 시간이 필요했다. 그런데도 경영진이 일정을 미리 못박고 개발팀을 닦달했다니, 미처 예상하지 못한 결함이 빚어질 만했다.

삼성의 오랜 상징인 ‘품질 제일주의’ 대신 ‘실적 제일주의’가 성행한 탓일 수도 있다. 겉으로 드러난 기술적 불안정도 결국 삼성전자의 조직문화가 반영된 결과라는 진단이 내부에서도 무성하다고 한다. 애플보다 한 달 앞서 더 좋은 신제품을 출시해야 한다는 ‘애플 콤플렉스’도 작용했을 듯하다.

삼성전자가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비추어, 하루빨리 기술ㆍ문화적 원인을 규명해 치유에 나서기를 기대한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내 게시판에 직원들이 올린 글에서도 적잖은 해법을 확인할 수 있다. 실적주의, 허위보고, 비합리적 인사, 막무가내식 지시와 일정단축 등 조직 내부의 낡은 관행을 바꿔야 할 때가 됐다. 삼성전자는 앞서 1995년 15만대의 애니콜을 불태운 뒤 다시 일어나 갤럭시 신화를 일군 바 있다. 그런 자체 경험을 되살려, 지금의 위기를 진정한 기술강자로 거듭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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