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출신 가수 겸 시인 밥 딜런(75)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에 외신들은 일제히 의외의 선정이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미국에서는 23년 만에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나왔다며 환호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3일(현지시간) 딜런의 수상 소식과 함께 “스웨덴 한림원의 발표는 상당히 놀라운 일”이라고 보도했다. NYT는 “딜런은 종종 수상 후보로 거론된 바 있다”면서도 “딜런의 작품은 노벨상이 전통적으로 인정해 온 소설ㆍ시ㆍ단편 작품들의 범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 역시 “오랫동안 딜런의 수상 가능성에 대한 소문들이 있었지만 그가 유력 후보자 명단에서는 한참 떨어진 곳에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에 연이은 신선한 수상자 선정에 대한 평가도 이어졌다. WP는 “올해는 스웨덴 한림원이 노벨문학상 선정에 있어 소설가들에게서 방향을 돌린 2번째 해”라고 분석했다. 2015년 저널리즘 기법의 문학으로 노벨상을 수상한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에 이어 가수 출신의 수상자가 탄생하면서 노벨문학상의 지평이 대폭 넓어졌다는 평이다.
미국 언론은 23년 만에 자국에서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탄생한 데에 대한 자축 분위기에 휩싸였다. 노벨 문학상이 미국에 돌아간 것은 1993년 ‘재즈’‘빌러비드’ 등의 작가 토니 모리슨 이후 처음이다.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확정되면서 당초 발표가 연기된 점에 대한 의문도 다소 해소되는 분위기다. 6일로 예정됐던 노벨문학상 수상자 발표가 일주일 가량 늦춰지면서 심사위원단 내부의 의견 충돌이 극심하다는 루머들이 강하게 돌았다. 스웨덴 일간 다건스 나이터의 비요른 위만 편집자는 “(발표 연기는) 수상자 선정 과정에 의사 불일치가 있다는 명확한 신호”라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 인터뷰에서 밝히기도 했다. 이에 스웨덴 한림원이 비전통적인 수상자를 선정한 만큼 격렬한 내부 논란을 거쳤을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김정원기자 garden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