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선 변경하려 했다” 진술
경찰 버스회사로 수사 확대
기사 안전교육ㆍ관리기록 검토
안전대책 안내방송 의무화 추진
울산 경부고속도로 관광버스 화재 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은 16일 구속된 운전사 이모(48)씨가 탈출용 망치 위치를 승객에게 안내하지 않고, 사고 직후 제일 먼저 탈출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사고 버스가 소속된 태화관광도 수사하고 있다.
울산 울주경찰서 수사본부는 이날 “운전사 이씨의 진술 등을 통해 출발 전 탈출용 망치 위치 등을 알린 적이 없고, 사고 후 제일 먼저 탈출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사고 당시 제한속도 시속 80㎞ 구간에서 100㎞ 이상으로 운전했다. 울산으로 진입하려고 차선 변경을 하려 했다”는 운전사 진술을 확보하고, 운전사가 사고 원인으로 주장하는 타이어 펑크 및 무리한 끼어들기 여부에 대해 보강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사고 지점이 울산으로 진입하는 언양분기점 앞 500m라는 점을 토대로 끼어들기가 사고 원인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펑크가 났는지 확인하기 위해 타이어 조각 감식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했다. 경찰은 또 전날 울산 남구 태화관광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여 운행일지와 버스기사 안전교육 관련자료, 차량관리기록 등을 확보하는 한편 임직원에 대한 수사도 병행해 위법사실이 드러날 경우 사법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국토교통부는 앞으로 대형 교통사고나 무면허운전 전력이 있는 운전자는 운수종사자 자격을 취득할 수 없도록 하는 사업용 차량 안전대책 후속 조치를 추진한다고 16일 밝혔다. 우선 국토부는 사고 운전 기사가 음주운전 경력 등이 있는 점을 감안, 현재 국회에 발의돼 있는 여객법 개정안 내 운수종사자 자격취득 제한 대상에 음주운전자 외에 대형 교통사고 유발 운전자, 무면허운전 전력이 있는 운전자 등도 법안 심사과정에서 포함시키기로 했다.
국토부는 또 비상탈출이 쉽도록 버스 내 비상 해치 설치를 의무화하도록 자동차 안전기준 개정을 연말까지 완료할 방침이며, 차량 내 가능한 모든 위치마다 비상망치를 비치하도록 하고 어두운 곳에서도 위치를 확인하도록 형광 테이프를 부착하는 등의 행정지도를 할 계획이다.
전세버스의 사전 사고대처 안내 방송도 의무화한다. 현재도 버스 사고 시 대처요령, 안전장치 위치 및 사용방법 등을 안내하도록 돼 있으나 위반 시 처벌 규정이 없는 상태다. 국토부는 이런 안내를 하지 않는 버스사업자에 대해 사업 일부 정지(30일~90일) 또는 과징금 180만원을 내도록 하는 처벌 규정을 현재 입법 예고 중이며 내년 1분기 중 시행 예정이다.
국토부는 앞서 7월 사업용 차량 교통안전대책으로 ▦운전자 연속운전시간 제한(4시간 운전 이후 30분 의무 휴식 등) ▦비상자동제동장치(AEBS) 등 첨단안전장치 의무화 ▦최고속도제한장치 해제 단속 강화 등을 발표하고 후속 조치를 진행해왔다.
울산=정치섭기자 sun@hankookilbo.com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