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관광 지원 금액은 2배로
지방의료원 지원은 되레 줄어
보건복지부에서 보건산업 정책을 총괄하는 보건산업정책국의 내년 예산은 4,845억원이다. 여기에 한의약정책관(한의약산업 육성 강화, 한의약 선도기술 개발 지원 등), 보건의료정책관(의료ㆍIT 융합산업 육성 인프라 구축, 원격의료 제도화 등) 소관의 관련 사업까지 합하면 보건산업 지원 예산은 5,323억원으로, 보건의료 전체 예산 2조2,910억원(건강보험 제외)의 23.2%에 이른다. 이 중 43%는 담뱃세를 주(主)재원으로 조성되는 건강증진기금으로 충당되고 있어 국민 보건 향상이라는 기금 본래의 목적과 배치된다는 비판이 나온다.
참여정부 때부터 본격적으로 편성되기 시작한 보건산업 지원 예산은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에서도 경제활성화 대책으로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보건산업 지원 사업은 첨단산업 육성이란 순기능 한편으로 신의료기술, 약재, 특허 등 사업 성과가 영리기업에 돌아가는 경향이 큰 만큼 예산 투입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올해 예산(861억원)의 2배 수준인 1,671억원이 투입되는 해외환자 유치 지원 사업의 경우, 현재 외국인 의료 관광산업이 피부성형, 건강검진 등에 치중돼 공공성 없이 대형병원 및 피부성형외과의 수익 창출에만 기여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반면 외국인 근로자 등 의료 지원, 지역 거점병원 공공성 강화 등 공공의료 관련 사업은 예산이 줄어들었다. 외국인 근로자, 결혼 이민자, 난민 등 건강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계층을 진료하는 기관에 의료비를 지원하는 사업은 기관당 지원금이 3,125만원에서 2,460만원으로 줄고, 전체 예산도 19.5% 감소했다. 지방의료원 등 지역 거점병원 지원 예산 역시 660억원에서 내년 576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건강보험 재정에 대한 국고 지원 예산은 또다시 법정 금액(연 보험료 예상 수입액의 14%)에 못 미치게 편성됐다. 내년 건보료 수입 예상액이 44조4,436억원인 만큼 복지부는 그 액수의 14%인 6조2,221억원을 건보 재정에 보태야 하지만, 편성액은 1조3,485억원이 모자란 4조8,828억원에 그쳤다. 건보료 누적 흑자가 20조원을 넘었다고는 하나, 고령화 및 경제활동 인구 감소에 따른 건보 재정의 급속한 고갈이 예정된 상황에서 정부가 법적 책임마저 이행하지 않는 것은 문제라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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