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EC와 운영법인 공동 설립
건설ㆍ운영 全과정 사업모델 구축
세계 원전시장서 경쟁력 제고
우리나라가 아랍에미리트(UAE)에서 건설 중인 한국형 원자력발전소의 운영권도 확보했다. 원전 건설부터 운영까지 전 과정에 이르는 원전 사업 모델을 구축하게 됨에 따라 세계 원전 시장에서 경쟁력을 한층 높일 수 있게 됐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공사는 20일(현지시간) UAE 아부다비에서 에미리트원자력공사(ENEC)와 바라카 원전 운영사업에 대한 투자계약을 맺었다. 이번 계약으로 한전은 60년 간 총 54조원의 매출을 올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아부다비 서쪽 270㎞ 지점에 건설되고 있는 바라카 원전은 지난 2009년 12월 우리나라가 첫 수출에 성공한 한국형 원자로(APR 1400)다. 2012년 공사를 시작, 현재 공정률은 68%다. 2017년 1호기를 비롯 2020년 4호기까지 차례로 준공될 예정이다. 정부와 한전은 바라카 원전 건설 초기부터 준공 이후 운영도 우리나라가 맡을 것을 UAE 측에 제안했고, 그 동안‘한-UAE 경제공동위원회’ 등을 통해 꾸준한 협상을 벌여왔다.
이번 사업은 발전용량 5,600메가와트(㎿ㆍ호기당 1,400㎿)의 바라카 원전을 호기당 60년씩 운영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한전과 ENEC은 아부다비에 바라카 원전 운영사업 법인 ‘나와’(NAWAH)를 공동 설립한다. 나와는 한전 지분이 18%, 에넥이 82%다. 한전은 사업기간 동안 494억달러(약 54조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바라카 원전 건설사업 수주 금액인 186억달러(약 21조원)의 2.5배다. 한전 관계자는 “자동차(쏘나타) 228만대 또는 스마트폰(갤럭시S7엣지) 5,200만대의 수출에 맞먹는 경제적 효과”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60년에 걸친 매출 예상액인 만큼 연간 기준으로 보면 9,000억원 수준이다. 나와 법인 지분 확보를 위해 한전은 9억달러(약 9,900억원)를 출자했다. 이 가운데 6,700억원을 한국수출입은행에서 지원받았다. 수출입은행은 나와 법인에도 2조8,300억원을 지원한다.
이번 계약으로 바라카 원전 운영은 나와가 총괄하게 됐다. 한국수력원자력, 한전 자회사인 한전KPS도 인력 파견 형태로 운영에 참여한다. 한수원은 지난 7월 ENEC과 6억달러(약 6,600억원) 규모의 운영지원계약을 맺었다. 2030년까지 원전 운전 자격을 갖춘 3,052명의 전문인력을 현지로 파견한다는 내용이다. 한전KPS 역시 원전 정비 인력을 10년간 파견하는 계약을 별도로 체결할 예정이다.
원자력계 일각에선 APR1400의 경우 아직 상업 운전 경험이 없다는 점을 우려했다. 기술개발은 2002년 마쳤지만, 실제로 이를 적용한 국내 원전 4기(신고리 3ㆍ4호기, 신한울 1ㆍ2호기)는 가동전이다. 한전과 한수원은 신고리 3호기가 다음달 말 시운전을 마치고 상업운전을 시작하는 만큼 기술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신고리 4호기는 내년 상업운전이 예상되고, 신한울 1ㆍ2호기는 건설 중(공정률 89%)이다. 조환익 한전 사장은 “전 세계가 주목한 계약을 체결한 만큼 안전하고 신뢰받는 발전소로 운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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