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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새 대표에 40대 여성 한성숙 부사장, 김상헌 대표ㆍ이해진 의장 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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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새 대표에 40대 여성 한성숙 부사장, 김상헌 대표ㆍ이해진 의장 사임

입력
2016.10.2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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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숙 네이버 대표 내정자.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성숙 네이버 대표 내정자. 한국일보 자료사진

“심심하다. 어제와 같은 방식으로 오늘도, 내일도 반복해서 일하는 게 더 어렵다.”

이런 말을 입에 단 채 늘 새로움을 추구하며 살아 온 40대 여성이 네이버의 새 수장이 됐다. 국내 인터넷 포털 업계에서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여성이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네이버는 20일 “2009년 4월부터 네이버를 이끌어 온 김상헌(53) 대표가 새 CEO에게 바통을 넘기기로 했다”며 “인터넷 산업 초창기부터 업계에 몸담아온 한성숙(49) 총괄부사장이 차기 대표이사로 내정됐다”고 밝혔다. 한 내정자는 내년 3월 주주총회 승인과 이사회 결의를 거쳐 대표이사로 최종 선임된다.

한 내정자는 숙명여대 영어영문학과를 나온 뒤 정보기술(IT) 전문지에서 기자 생활을 했다. 1997년 엠파스 창립 멤버로 합류하면서 본격적으로 사업 영역에 발을 들였다. 엠파스에서 검색사업본부장을 지낼 때는 다른 포털 사이트 검색 결과까지 조회할 수 있는 ‘열린 검색’ 서비스를 선보이며 업계에 파장을 일으켰다. 2007년 NHN 검색품질센터장을 맡으면서 네이버로 자리를 옮겼다.

네이버 직원들은 한 내정자를 “수천 명에 달하는 직원들의 이름과 맡은 직무를 정확하게 꿰고 있는 분”이라고 입을 모은다. 사내 ‘오픈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하면서 직책이나 직위에 상관하지 않고 솔직한 대화를 즐긴다. 웹툰과 웹소설 부분 유료화 전환을 업계 최초로 시도, 수익 모델을 안착시키는 데도 결정적 역할을 했다. 네이버 모바일 첫 화면에 표시되는 정보를 주제별로 쪼개 이용자가 입맛대로 배치할 수 있도록 한 개편도 적극 추진했다. 인기 아이돌을 앞세운 K팝부터 뷰티, 영화까지 분야를 확대한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 ‘브이 라이브’도 한 내정자가 주도했다. 미혼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한 내정자에 대해 “사용자의 작은 목소리와 서비스 구석구석까지 살피는 섬세함, 시장의 흐름을 읽어 서비스로 빠르게 엮어내는 과감한 실행력으로 네이버 서비스 변화를 주도해왔다”며 “사내 구성원들과 많이 접촉하고 어떤 사안이든 같이 고민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물러나게 된 김상헌 대표는 그 동안 전략적 판단과 강한 추진력으로 중심을 잡으면서 한게임 분할, 라인 상장 등 회사의 굵직한 변화들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회사를 안정적으로 경영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대표는 등기이사직도 사임하지만 네이버의 경영자문 역할은 계속 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김 대표의 사임이 넥슨 사태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김 대표가 대기업 법무팀장으로 재직 중이던 2005년 진경준 전 검사장 등과 함께 넥슨에서 돈을 빌려 당시 비상장이던 넥슨 주식을 사 큰 돈을 번 사실이 드러나며 자리를 유지하긴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이와 함께 네이버 창업주인 이해진(49) 이사회 의장도 자리에서 물러난다. 유럽, 북미시장 개척에 매진하기 위해 등기이사직만 유지한다. 이 의장은 지난달 30일 기자간담회에서 “차기 해외 진출과 관련해 가장 고민을 많이 했던 곳이 유럽시장”이라며 “앞으로 유럽에 머물면서 현지 서비스 이용자와 개발자, 스타트업을 만나면서 구체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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