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알림

솔트레이크시티 '사계절 흥행'의 비법

입력
2016.10.24 15:46
0 0
2002년 미국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파크시티를 찾은 관광객들이 짚라인을 즐기고 있다. 유타 올림픽 유산 재단 홈페이지
2002년 미국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파크시티를 찾은 관광객들이 짚라인을 즐기고 있다. 유타 올림픽 유산 재단 홈페이지

2002년 제19회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미국 솔트레이크시티는 이제 겨울뿐만 아니라 여름에도 사람들이 몰리는 도시가 됐다. 미국 어느 곳에서도 보기 힘든 색다른 스포츠레저를 만끽할 수 있어서다. 솔트레이크 인근 파크시티엔 암벽 등반 시설, 스키점프대를 활강해 점프하면 대형 풀장으로 떨어지는 이색 즐길 거리, 바퀴 달린 봅슬레이를 타고 스릴만점의 체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갖춰져 있다. 스키 슬로프는 대형 튜브를 썰매 삼아 신나게 내려오는 ‘잔디 썰매장’으로 변신했고,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이었던 유타올림픽오벌은 현재 실내축구장 및 다목적 레크리에이션 공간으로 활용된다. 올림픽 코스를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하고자 한 ‘올림픽 유산 재단(Olympic Legacy Foundation)’의 사업 철학이 착실히 반영된 사례들이다.

2002년 미국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파크시티를 찾은 관광객들이 튜브 썰매를 즐기고 있다. 유타 올림픽 유산 재단 홈페이지
2002년 미국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파크시티를 찾은 관광객들이 튜브 썰매를 즐기고 있다. 유타 올림픽 유산 재단 홈페이지

인근의 콜로라도주 베일도 스키 리조트가 먼저 들어선 뒤 마을이 조성된 전형적인 ‘스키의 고장’이지만 지금은 여름에도 활기를 띠는 마을이 됐다. 탄생 배경에서 알 수 있듯 이곳은 겨울 한 철 장사로 먹고 살아 왔지만 2000년대 들어 시작된 ‘마운틴 게임’덕에 여름에도 수많은 미국인들이 이 마을을 찾으면서 지역 경제가 살아났다. 베일 밸리 재단이 기획한 ‘마운틴 게임’은 미국 최대규모의 익스트림 스포츠 축제로, 진흙 위를 달리는 머드런부터 카약, 클라이밍, 산악자전거, 산악마라톤 등 매년 25가지 종목이 열린다. 해가 지면 넒은 잔디밭에서 참가자들과 가족을 위한 공연이 펼쳐지기도 한다.

솔트레이크와 베일의 공통점은 해발 2,000m가 넘는 로키산맥의 자연환경을 충분히 활용했다는 점이다. 다른 지역보다 기온이 낮아 한 번 내린 눈이 오래 지속돼 스키타운 조성에 유리한데, 이는 무더운 한여름에도 다른 지역보다 훨씬 시원하고 쾌적한 조건이기도 한 셈이었다. 여름엔 황량했던 두 도시에 발상의 전환으로 활기를 불어넣으며 지역 경제를 활성화 시켰다.

지난 6월 미국 콜로라도주 베일에서 열린 ‘2016 고프로 마운틴 게임’ 에서 한 참가자가 슬랙라인 종목에 참가 중이다. 김형준 기자
지난 6월 미국 콜로라도주 베일에서 열린 ‘2016 고프로 마운틴 게임’ 에서 한 참가자가 슬랙라인 종목에 참가 중이다. 김형준 기자

실제로 인구 5,000명 남짓의 베일에는 ‘마운틴 게임’대회가 열린 지난 6월 9일~13일 사이에만 7만여 명의 관광객이 찾았다. 베일 밸리 재단의 데이브 드레스먼 부사장은 “마운틴 게임 행사의 가장 큰 특징은 지역 전체에 에너지를 불어넣는다는 점”이라며 “여름철 지역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여름에도 ‘스포츠의 성지’대접을 받게 된 동계스포츠 주력 도시의 사례들은 오는 2018년 동계올림픽을 개최하는 평창에서도 눈여겨볼 만하다. 평창은 지금도 해발 700m 고지의 선선함을 장점으로 내세워 관광객들을 유치하고 있지만 평창군 지역민들마저 “목장이나 사찰 말고는 갈 곳이 없다”며 콘텐츠 부족을 한계로 지적할 정도다.

지난 6월 미국 콜로라도주 베일에서 열린 ‘2016 고프로 마운틴 게임’ 에서 클라이밍 경기가 펼쳐지고 있다. 김형준 기자
지난 6월 미국 콜로라도주 베일에서 열린 ‘2016 고프로 마운틴 게임’ 에서 클라이밍 경기가 펼쳐지고 있다. 김형준 기자

최준서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는 “유독 더웠던 올여름에도 평창에서만큼은 쾌적함을 느낄 수 있었다”며 “수도권에 비해 5도 이상 낮은 평창의 기온과 동계올림픽 개최로 마련된 인프라가 어떻게 어우러지는지가 사후활용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6월 베일에서 열린 ‘마운틴 게임’에 직접 참여했던 롱보더 고효주(28)씨도 “참가자들만의 대회를 넘어 지역의 커다란 축제로 자리매김했다”면서 평창을 언급했다. 그는“국내에서도 이런 행사가 지속적으로 열리면 익스트림 스포츠 저변도 넓어지고 지역 경제에도 보탬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