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상황 인식 전혀 없어”
박지원 “대통령 변명 누가 믿나”
안철수 “폐쇄적 정권 타락 목격”
대권 주자들도 일제히 비판
야당들은 25일 박근혜 대통령의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대국민사과에 대해 “박 대통령이 상황을 되돌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마저 일방적 변명과 부실한 해명으로 놓쳤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야권은 청와대 보좌진 전원 문책과 내각 총사퇴를 요구하면서 ‘최순실 게이트’ 특별검사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상황의 심각성을 보여주듯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밤까지 긴급 기자회견ㆍ긴급 기자간담회ㆍ긴급 최고위원회의 등을 잇따라 열었다. 추 대표는 “이 나라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에 대해 대통령이 전혀 상황 인식이 없다”며 “한달 이상 국정혼란을 초래했고 현 정부의 국기문란을 초래한 이 사태에 대해 대통령은 단순히 개인적 관계에 대해 유감 표명을 한 것에 그쳤다”고 박 대통령을 비판했다.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최고위 뒤 “비선 실세 개입이 확인된 만큼 내일 오전 최고위와 의원총회를 통해 당 차원의 특검 추진을 공식화할 것”이라며 “상설특검이 아닌 별도 법안을 발의해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의당도 특검 추진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고, 여권에서도 비박 의원들을 중심으로 특검 추진 주장이 나오고 있어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이 변명으로 일관했다”며 “취임 뒤 1년이 지난 드레스덴 선언까지 최씨가 개입을 했고, 최근까지도 미르ㆍK스포츠 재단 의혹이 쏟아지는데 집권 초창기에만 최씨 도움을 받고 그 이후에는 안 받았다는 것을 누가 믿겠느냐”고 꼬집었다. 박 위원장은 특검 추진에 대해선 “현역 대통령을 특검으로 압박하기 보다는 이실직고 하도록 해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내비쳤다.
야권의 대권 예비 후보들도 박 대통령을 정면 겨냥했다.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는 특별성명을 내고 최순실 게이트에 대해 “우리 헌정사에 이런 일은 없었다”면서 “차마 부끄럽고 참담해 고개를 들 수 없으며 이렇게 가면 정말 수습할 수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도 기자회견에서 “국기문란, 나아가 국기붕괴 사건”이라며 “국민들은 지금 ‘도대체 이게 나라냐’고 묻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극단적이고 폐쇄적인 정권이 어디까지 타락할 수 있는지 우리는 목격하고 있다”며 특검 실시와 인적 쇄신을 요구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헌정 질서를 바로 세우기 위해 대통령을 포함한 성역 없는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으며, 안희정 충남지사는 “국정조사와 특검이 불가피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도 “대통령부터 나서서 진실 규명에 앞장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부겸 민주당 의원은 “최소한 최순실씨의 신병을 확보해 수사를 받게 하고, 우병우 민정수석을 사퇴시키겠다는 말을 했어야 했다”고 압박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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