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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와 '럭키'의 공통점은?

입력
2016.10.26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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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럭키'(위)와 '아가씨'는 제작사가 동일하다. 쇼박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럭키'(위)와 '아가씨'는 제작사가 동일하다. 쇼박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다짜고짜 질문 하나.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와 유해진 주연의 ‘럭키’가 지닌 공통점은 무엇일까. 올해 개봉한 한국영화라고 답한다면 오답이라 할 수는 없으나 그런 공통점을 지닌 영화들은 지나치게 많다. 흥행에 성공한 한국영화라면 그나마 나쁘지 않은 답으로 인정. 일본 로케이션까지 하며 일급 스태프가 공들여 만들어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아가씨’는 ‘럭키’와는 분명 외형이 다르다. 코미디 장르라고 폄하할 수는 없으나 ‘럭키’는 대규모 자본이 들어가지도, 톱스타가 출연하지도 않았다. 정교하기보다는 조금은 헐거운, 그래서 유해진의 개인기가 더 돋보이는 영화라 할 수 있다.

닮은 꼴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아가씨’와 ‘럭키’는 같은 곳에서 태어났다. 용필름이 두 영화의 산파 역할을 했다. 상반기와 하반기에 전혀 다른 질감의 영화를 내놓아 각각 428만7,839명(‘아가씨’)과 463만8,512명(‘럭키’·25일 기준 영화진흥위원회 집계)을 모았다. 최근 충무로의 주목을 받고 있는 신진 제작사다운 성과다. ‘올드보이’(2004) 프로듀서 등으로 활약한 임승용 대표가 2012년 설립한 용필름은 칸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진출한 ‘표적’(2014)을 시작으로 ‘뷰티 인사이드’(2015) 등 화제작을 잇달아 선보였다. 최민식과 박신혜 류준열이 주연한 스릴러 ‘침묵’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영화 '아수라'(위)와 '검사외전'도 제작사가 동일한 '형제 영화'다. CJ엔터테인먼트 쇼박스 제공
영화 '아수라'(위)와 '검사외전'도 제작사가 동일한 '형제 영화'다. CJ엔터테인먼트 쇼박스 제공

이쯤에서 난이도가 비슷한 문제 하나 더. 상반기 한국영화 최고 흥행작인 ‘검사외전’(976만6,696명)과 가을 화제작 ‘아수라’(259만1,613명)의 공통분모는 무엇일까. 황정민이 주요한 역할을 하는 영화란 대답이 틀리지는 않지만 눈치 빠른 사람이라면 앞 물음과의 연속성 상에서 답을 내놓을 듯. 둘 다 제작사 사나이픽처스의 작품들이다.

사나이픽처스는 이름답게 남성적인 영화들을 만들어왔다. ‘신세계’(2012)를 시작으로 ‘남자가 사랑할 때’(2014)와 ‘무뢰한’(2015), ‘대호’(2015) 등을 내놓았다. 모두 우직하거나 땀에 전 수컷들이 스크린 중심에 선 작품들이다. 제작 중인 영화는 ‘보안관’으로 전직 형사의 좌충우돌 마약 수사극을 그린다. 이성민 조진웅 김성균을 앞세운, 역시나 ‘사나이 영화’다.

이제 마지막 질문. 자문이다. 요즘 활동이 돋보이는 두 영화사를 굳이 언급하는 이유는? 2010년 대 들어 영화시장은 팽창하고 있는데, 투자배급사의 힘이 세지면서 제작사의 개성은 약해진다는 목소리가 높다. 제작사의 힘이 약해지니 투자배급사 입맛에 맞춘 그만그만한 영화가 양산된다는 비판이 나온다. 2010년대 출범해 나름의 색깔을 드러내는 두 제작사의 활약에 눈길이 갈 수밖에. 어느 정도 완성도를 발판으로 흥행까지 하고 있으니 응원의 박수를 한번쯤 보낼 만하지 않을까.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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