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체류 중인 최순실과 차은택을 연결한 인물인 최씨 조카 장시호(37ㆍ개명 전 장유진) 씨가 동계스포츠를 육성한다는 구실로 1년 새 정부로부터 6억7,000만원을 지원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설립된 뒤 몇 달 만에 약 2억원을 받고 올해는 4억7,000만원을 추가로 받았는데, 주무부서인 문화체육관광부 김종 차관과 연관 의혹이 커지고 있다. 장씨가 설립에 개입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는 지난해 6월 사단법인으로 등록됐다. 스키인 출신 박재혁 초대 회장은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이 김종 차관을 통해서 잘 만들어보라는 얘기를 듣고 법인을 만들었다”고 한겨레에 밝혔다. 또 “사단법인 허가가 쉽게 나오는 것이 아닌데 문체부에서 배려해 내줬다. 초기 설립자금은 삼성 쪽에서 후원했다”고 말했다.
기존 빙상경기연맹이나 스키협회가 맡고 있는 일을 정부가 새로운 단체에 지원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게 체육계의 반응이다. 특히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의 실질적인 기획자가 장씨인 것으로 드러나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장씨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가 2015년(1억9,900만원), 2016년(4억7,700만원) 예산을 문체부에 신청하고, 받을 때 핵심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산 자체가 부풀려 짜여있는데도, 문체부는 삭감 없이 전액을 국민체육진흥공단을 통해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지급했다. 이 과정에서 장시호 사무총장은 문서 결재란에 자신의 이름을 남기지 않았다.
대한스키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장시호 사무총장한테 전화가 왔다. 스키캠프를 열어야 하는데 어떤 방식으로 준비하고 소개하는지 물어왔다”고 말했다.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는 첫 사업으로 올 초 평창 등에서 각각 2박3일짜리 스키ㆍ빙상캠프를 열었다. 정부가 지원한 1억9,000여만원의 예산과 참가비, 후원금을 합쳐 총비용은 3억원. 체육계에서 놀랄 수밖에 없는 규모다. 빙상 관계자는 “대한빙상연맹이 초등학생 꿈나무를 외국에 보내는 전지훈련을 한 적이 없다. 이 정도 예산이면 성인대표팀 20명 이상을 유럽이나 캐나다로 보내 훈련시켜도 된다.”며 놀라워했다.
한편 최순실씨가 딸 정유라씨 명의로 작년 말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을 담보로 은행에서 우리 돈 3억원이 넘는 유로화를 대출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씨는 이 돈으로 독일의 부동산을 매입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과정에서 적법한 신고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면 형사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김기중 기자 이성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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