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종 실장ㆍ수석 4명 사표 수리
새 민정수석 최재경… 홍보 배성례
새누리, 거국중립내각 구성 촉구
박근혜 대통령은 30일 최순실씨 국정농단 의혹과 관련해, 청와대 비서진 인적 쇄신 조치를 단행했다. 지난 28일 비서진 전원이 사표를 제출한 가운데 이원종 비서실장과 안종범 정책조정ㆍ김재원 정무ㆍ우병우 민정ㆍ김성우 홍보수석의 사표가 수리됐다. 이와 함께 이재만 총무ㆍ정호성 부속ㆍ안봉근 국정홍보 비서관 등 이른바 측근 3인방도 인적 쇄신 대상에 포함됐다. 최씨 의혹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난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도 사표를 제출했다.
정연국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박 대통령은 현 상황의 엄중함을 깊이 인식하고 각계의 인적 쇄신 요구에 신속히 부응하기 위해 대통령 비서실 인사를 단행키로 했다”며 “대통령 비서실장과 수석비서관 전원이 사표를 제출했지만 국정상황을 고려해서 이중 비서실장, 정책조정ㆍ정무ㆍ민정ㆍ홍보수석의 사표를 수리했다”고 말했다. 신임 민정수석에는 최재경 전 인천지검장, 신임 홍보수석에는 배성례 전 국회 대변인이 각각 내정됐다. 신임 비서실장과 정책조정ㆍ정무수석의 후속 인사는 조속히 진행할 예정이라고 정 대변인은 전했다.
앞서 새누리당은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박 대통령에게 여야가 동의하고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거국중립내각 구성을 강력 촉구했다. 새누리당이 당초 책임총리제 구현 정도를 요청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거국중립내각 구성이라는 초강력 처방을 건의한 것은 지금은 사태 수습을 박 대통령에게 맡길 수 없는 비상시국이라는 판단에 따라 당이 전면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거국중립내각은 역대 정권 임기 말 여러 차례 거론됐으나 엄밀한 의미에서 거국내각이 실제 구현된 적은 없다. 1992년 10월 출범한 현승종 내각이 거국내각으로 거론되기도 하지만, 당시 2개월간 대선 관리에만 집중했고 현 총리 임명에도 대통령의 의사가 반영됐다. 김성원 대변인은 “새누리당은 선도적, 적극적으로 이번 사태를 수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또 이날 오전 귀국한 최씨를 긴급 체포, 엄정한 수사를 통해 엄벌하고 이 사건 관련 모든 기관 수사에도 박차를 가해달라고 검찰에 요청했다. 박 대통령에게도 대폭적인 인적 쇄신을 재차 촉구했다.
이에 앞서 박 대통령은 전날 새누리당 상임고문 8명을 청와대로 불러 회동을 가진 데 이어, 이날은 시민사회 원로 10여명과 면담을 갖고 국정 정상화 해법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주로 원로들의 얘기를 듣고 메모했으며, “최선을 다해 이번 일을 수습하겠다”고 언급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김영화 기자 yaaho@hankookilbo.com
최문선 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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