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朴대통령 말리다가 쫓겨나”
김무성, 朴 욕한다고 오해 받아
유승민은 연설문 수정에 갈등
비선실세인 최순실(60ㆍ최서원으로 개명)씨 탓에 김무성ㆍ유승민ㆍ이혜훈 등 이른바 ‘원조 친박’ 의원들이 박근혜 대통령과 멀어진 것 아니냐는 증언들이 나오고 있다.
이혜훈 의원은 31일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물증이라는 게 없으니 알 수는 없지만 (박 대통령과) 멀어질 당시 ‘부당한 일을 시키는 대로 안 하고 바른 소리하는 사람을 아무래도 그 분(최씨)이 많이 불편해하지 않을까’ 그런 얘기들을 하는 분들은 많았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2007년 대선 후보 경선 캠프) 대변인으로 지근거리에서 (박 대통령을) 도와보니 간혹 도저히 납득이 안 되는 일들이 생겼다”며 “당이라는, 캠프라는 공식라인의 결정을 받아들이겠다고 했다가 갑자기 10분, 15분 만에 뒤집는다든지 그런 일이 몇 번 있었다”고 했다. 그는 사회자가 ‘그때 좀 말리지 그러셨느냐’고 하자 “그렇게 말리다가 저처럼 이렇게 공천도 못 받고 당에서 쫓겨나고 그런 거 아니냐”고 답했다. 최씨를 직접 거론한 것은 아니지만, 결국 최씨로 대표되는 비선라인의 입김 때문에 자신이 박 대통령 주변에서 멀어졌다는 취지이다.
여권에서는 김무성 전 대표나 유승민 의원 역시 이 의원과 비슷한 이유로 내쳐졌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박 대통령과 측근들을 오랜 기간 알고 지낸 한 여권 인사는 “최씨 주변에서 김 전 대표가 사석에서 박 대통령을 욕한다는 소문이 퍼져 나와 주변에서 그게 아니라고 말했지만 오해가 풀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비박으로 돌아선 뒤 김 전 대표는 사석에서 “박 대통령이 가장 좋아하는 말이 ‘하극상’, 그 다음이 ‘색출’”이라며, 비판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리더십에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유 의원 역시 2005년 대표 비서실장 시절부터 2007년 경선 캠프 때까지 박 대통령의 연설문을 도맡아 썼지만 연설문 내용이 자주 바뀌어 갈등이 있었으며, 그 배후가 최씨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여권 한 인사는 “이제와 생각해보니 ‘탈박’ 3인방은 결국 최씨가 밀어낸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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