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전혜빈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자신의 계정에 올린 글이 눈길을 끌었다. 정치적인 발언을 하면 뭇매를 맞기 일쑤인 국내 현실 속에서 소신을 밝힌 글이라 대중의 박수를 받았다.
전혜빈은 지난 31일 밤 “'캐리녀'(드라마 '캐리어를 끄는 여자') 방송하고 있나요? 나라가 어순실해서 모두 화가 났나요? 그래도 시월의 마지막 밤이니 잠시 창을 열고 가을바람을 마셔요”라는 글을 SNS에 게재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국정을 농단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씨의 이름을 ‘어수선’이라는 단어에 빗대 형용사처럼 활용해 어지러운 시국을 비판한 것이다.
글을 올린 뒤 나온 전혜빈의 반응이 담담해 더욱 눈길을 모았다. 전혜빈은 1일 오후 서울 KBS 별관에서 열린 KBS 드라마 스페셜 ‘국시집 여자’의 기자간담회에서 해당 글에 대한 질문을 받고 “(글을)올렸다가 회사 실장님한테 살짝 혼났다”며 “소신을 발언할 마음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그는 “나라가 건강하지 못 한 상태 인 것 같아서 나라가 어수선할 지 모르겠지만… 답답한 일이 있어도 시원한 걸 생각해보자는 마음에서 쓴 글귀였다”고 덧붙였다. ‘최순실 게이트’로 사회 전체가 집단 우울증에 빠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시기이지만 모두가 마음의 여유를 찾자는 의도가 담긴 글이었던 것이다. tvN드라마 ‘또 오해영’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전혜빈은 ‘국시집 여자’에서 소설가란 꿈을 버리지 못 한 남자와 사랑에 빠지는 여자를 연기한다.
사회성 강한 발언은 애써 피하는 연예계 생리를 감안하면 전혜빈의 언급은 강도가 그리 강하지 않다 해도 대중의 눈길을 끌만하다. 전혜빈의 글과 발언이 알려진 1일 SNS와 관련 기사 댓글란에는 “당신의 소신 있는 발언 용기 있고 좋았습니다”(jysw****), “유행어 되겠네. 순실하다”(spac****), “더 확고하게 소신을 밝혀도 괜찮아요. 시국이 어느 시국인데”(adsw****) 같은 응원의 글들이 올라왔다.
라제기 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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