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0억대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공개 수배된 해운대 엘시티 실소유주 이영복(66) 회장과 국정농단 의혹의 중심에 선 최순실(60)씨가 같은 친목계 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2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이 회장은 최씨를 포함, 유력 재벌가 인사와 사업가 20명 가량으로 구성된 친목계에 곗돈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이 매달 부은 곗돈은 1,000만~3,000만원 수준이며, 돌아가며 타가는 곗돈이 2억~3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공개수배 전 이 회장의 행적에 관심이 쏠린다. 부산의 한 건설업계 인사는 “강남 부유층 인사들을 상대로 엘시티 주거공간을 분양하려고 계모임에 가입한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분양가가 3.3㎡당 2,700만원 수준인 엘시티의 분양률을 높이기 위해 이 회장이 직접 강남 부유층 투자를 유치하려 했다는 것이다.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씨가 친목계 일원이라는 소식에 이 회장의 엘시티를 둘러싼 특혜 의혹도 고개를 들고 있다. 엘시티 측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다 금융권에서 1조7,000억원대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받았고, 시공사로는 대우건설 등이 이름을 올렸다 포스코건설이 최종 선정된 바 있다.
양미숙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금융권이 엘시티 사업에 막대한 자금 대출을 결정한 것이나 지역에서도 무리한 사업이라는 소문이 자자했던 엘시티에 포스코건설이 시공사로 참여한 것을 보면 이 회장과 최씨의 관계를 의심할 만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8월 검찰 소환에 불응한 뒤 잠적한 이 회장은 회사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달 말 공개수배 됐다. 검찰은 이 회장을 쫓는 다수의 조력자가 있다는 정황을 파악했지만, 지금까지 행방을 제대로 찾지 못하고 있다. 부산=정치섭 기자 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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