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회사 자금 횡령 및 아들 의경 특혜보직 의혹을 받고 있는 우병우(49)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검찰에 출석했다. 대통령 특별감찰관실이 수사를 의뢰한 지 80일 만이다.
6일 오전 9시 55분쯤 서울중앙지검 청사로 나온 우 전 수석은 가족회사 자금 유용 혐의를 인정하냐는 취재진 질문에 “검찰에서 성실하게 답변하겠다”고만 말했다. 그는 ‘비선실세’ 최순실(60)씨 국정논단 파문과 관련해 민정수석으로서 책임감을 느끼냐는 질문에도 “검찰에서 묻는 대로 성실하게 조사받겠다”고만 답했다. 우 전 수석은 “최씨가 자신이 민정수석이 될 수 있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게 아니냐” “진경준 전 검사장의 넥슨 주식 보유 사실에 대해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모두 답변을 거부했다.
이날 우 전 수석의 검찰 출석은 언론에 의해 우 수석 처가 강남 땅 의혹이 최초 보도된 지 111일째,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지 80일만이다.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윤갑근 대구고검장)은 최근 우 전 수석의 강남 땅 매매 의혹에 대해 사실상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특별수사팀은 이날 우 전 수석을 상대로 본인 등 가족 명의로 된 회사 정강의 자금으로 자신들의 통신비와 접대비. 고급 외제 차량 사용료를 충당한 의혹 및 아들의 경찰 고위 간부 운전병 발탁과 관련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 등을 집중 조사했다.
대검찰청 중수1과장, 수사기획관 등을 지내며 검찰 내 특수통 가운데서도 선두를 지켰던 우 전 수석은 노무현 전 대통령 관련 사건 수사 후 2013년 4월 검찰을 떠났다가 피의자 신분으로 3년 7개월 만에 검찰 청사로 돌아오게 됐다. 우 전 수석은 변호사활동을 하다 청와대 민정비서관으로 발탁된 후 박근혜 대통령의 신임을 얻어 민정수석으로 고속 승진하면서 청와대 최고 실세의 반열에 올라 검찰 등 주요 기관 인사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것이 정치권과 법조계의 인사들의 해석이다.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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