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세력 재결집 움직임 관측
60대 이상 지지율 소폭 오르며
朴 국정지지도 급락 막아내
색깔론·종북 프레임도 재등장
‘최순실 게이트’ 파문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두 번째 대국민담화와 2차 광화문 촛불집회를 기점으로 보수세력이 재결집을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보수층 지지율이 소폭 회복되고 박 대통령의 오랜 지지집단인 ‘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박사모) 신규 회원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수의 붕괴’를 우려하는 불안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7일 여론조사 전문업체인 리얼미터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4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박 대통령에 대한 국정지지도는 지난주보다 7.5%포인트 하락한 11.5%를 기록했다. 하락세는 여느 여론조사와 크게 다를 바 없지만, 눈여겨볼 특징은 두 번째 대국민담화가 있었던 4일 새누리당 지지층과 전통 보수층인 60대 이상의 지지율이 소폭 상승해 지지율 급락을 막았다는 점이다. 60대 이상의 지지율은 3일 23.5%에서 대국민담화 당일인 4일 28.4%로 올랐고 새누리당 지지층의 지지율도 같은 기간 36.9%에서 42.6%로 소폭 올랐다.
18대 대선에서 박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 공식 활동 중단을 선언했던 박 대통령의 오랜 지지집단인 박사모의 회원 수도 증가 추세다. 최근까지 6만6,000여명 수준을 유지했던 박사모 인터넷 카페 회원 수는 지난 4일 6만7,000명을 기록했고 7일에는 7만400여명(오후 6시 기준)으로 껑충 뛰었다. 인터넷 카페에는 “대통령님이 과실이 있을지언정 우리 대통령님은 우리가 지켜내야 한다”, “박사모가 항시 그랬듯이 더 진정한 버팀목이 되어 드려야 한다” 등 박 대통령을 지지하는 글도 500여건 올라온 상태다. 다만 같은 기간 인터넷 카페에는 박사모 탈퇴 의사를 밝힌 회원도 다수 발견되고 있다.
문제는 보수가 결집하면서 색깔론이나 종북 프레임 같은 수구적 행태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점이다. 비박계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6일 페이스북에 “일부 보수에서 지금 대통령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좌파라고 착각한다”며 “최순실 사태 저항의 본질은 좌파의 반란이 아니라 보수의 반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박정희 대통령의 평생 과업이 근대화인데 최순실 사태는 그 근대성에 도전하는 사건”이라며 “박정희 대통령을 존경하는 사람들은 이번 사건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두둔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