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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은택 “우병우 모른다… 대통령 독대한 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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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은택 “우병우 모른다… 대통령 독대한 적 없다”

입력
2016.11.08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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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속도 낼 듯

현 정부 '문화계 황태자'로 불리며 최순실씨와 함께 국정을 농단했다는 의혹을 받는 광고감독 차은택씨가 8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며 눈물을 보이고 있다. 인천공항=홍인기기자
현 정부 '문화계 황태자'로 불리며 최순실씨와 함께 국정을 농단했다는 의혹을 받는 광고감독 차은택씨가 8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며 눈물을 보이고 있다. 인천공항=홍인기기자

최순실(60)씨 국정농단 의혹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광고감독 차은택(47)씨가 8일 중국에서 귀국해 체포됨에 따라, 그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도 더욱 속도를 내게 됐다. 현 정부에서 창조경제추진단장 겸 문화창조융합본부장을 지내는 등 ‘문화계의 황태자’로 불린 차씨는 미르재단 설립 과정에도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밤 10시10분 인천공항에서 공동강요 등 혐의로 체포된 차씨는 15분 뒤 검은 옷과 검은 모자 차림으로 입국장에 나타났다. ‘최순실 게이트’가 본격화하기 직전인 지난 9월 말 중국으로 출국한 지 한 달 반 만에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국정농단 의혹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그는 “진심으로 제가 물의를 일으켜 너무나 죄송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답했다. 최씨와의 관계, 사업 과정에서 최씨의 도움을 받은 게 사실인지 등에 대해선 눈물을 글썽이며 떨리는 목소리로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해 정말 사실대로 다 밝히겠다”고 말했다.

시종일관 울먹거리던 차씨는 박근혜 대통령 관련 질문을 받자 감정에 북받친 듯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대통령을 직접 만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공식적인 자리에서 몇 번 만났다”고 답한 그는 “(독대한 적은) 정말로 없다”고 했다. 이번 사건의 주요 관련자인 안종범(57ㆍ구속)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조금 알고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우병우 민정수석이 뒤를 봐 준다고 했다는데 그를 아느냐”는 질문에는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중국에서는 상하이와 칭다오를 오가며 생활했다고 했다.

검찰은 이미 차씨에 대한 전방위 수사를 통해 그의 혐의 입증 단계까지 바짝 다가선 상태다. 전날 밤 9시40분 차씨의 ‘대부’로 알려진 송성각(58)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이 뇌물수수 및 공동강요 등 혐의로 체포됐다. 공사 수주 청탁과 함께 3,000만원을 받고, 포스코그룹 광고계열사 포레카를 2015년 인수한 중소업체 C사에 “지분 80%를 넘기라”고 협박한 혐의다. 검찰은 ‘광고사 강탈’ 시도에 차씨도 관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주변 조사도 상당히 진척돼 있다. 지난달 31일 검찰은 아프리카픽쳐스와 플레이그라운드, 엔박스에디트 등 차씨가 실소유했거나 대표였던 회사 3곳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이들 법인과 차씨 본인은 물론, 가족들의 계좌추적도 광범위하게 진행 중이다. 검찰은 최근 7~8년간의 금융거래를 추적해 차씨가 정부기관이나 KT 등의 광고를 싹쓸이한 뒤,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단서를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차씨의 신병을 확보한 검찰은 그에 대한 직접 조사를 거쳐 이르면 9일 밤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다만 새로운 의혹들이 연일 잇따라 제기되고 있어 그에 대한 수사가 이른 시일 내에 마무리되긴 어려워 보인다. 검찰은 차씨가 국가브랜드 ‘크리에이티브 코리아(Creative Korea)’ 개발사업에도 개입해 이권을 챙겼다고 의심되는 단서도 최근 포착, 관련자들을 불러 조사 중이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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