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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오바마와 ‘정권 인수’ 첫 협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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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오바마와 ‘정권 인수’ 첫 협의

입력
2016.11.11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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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백악관에서 만나 굳은 표정으로 악수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백악관에서 만나 굳은 표정으로 악수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극과 극’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1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만나 ‘정권 인수’에 대해 협의했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백악관 오벌 오피스(대통령 집무실)에서 90여 분간 비공개로 회담했다. 이날 회담에서 두 사람은 내년 1월 20일 트럼프 당선인이 정식 취임할 때까지 정권 인수 및 상호 협력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15분으로 예정됐던 ‘정치 앙숙’의 만남은 90여분간 이어졌다.

트럼프 당선인은 회담 후 “몇몇 어려운 일과 그가 이룩한 정말 위대한 일들을 포함해 여러 가지 상황을 논의했다”며 “다양한 문제를 놓고 일부는 좋고 일부는 어려웠다”고 밝혔다. 특히 트럼프가 언급한 ‘몇몇 어려운 일’이 오바마케어, 이민 관련 행정명령, 이란 핵 협상 등 민감한 현안이었는지 주목된다. 트럼프는 오바마 행정부의 각종 정책을 폐기하거나 재협상할 것이라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또 “이번 회동이 대단한 영광이었으며 더 많이, 많이 대통령을 만날 것을 고대한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매우 좋은 사람”이라고 평가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오바마 대통령은 “현 정부는 트럼프 당선인의 성공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겠다”며 “당선인이 성공해야 미국이 성공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선인이 많은 이슈를 놓고 함께 일하는 데 관심이 있어 매우 고무됐다”면서 “회담은 매우 훌륭했고 폭넓은 사안을 다뤘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그러나 이날 만남에서 어색한 분위기가 흘렀다는 얘기가 나온다. 백악관은 회담 후 성명을 내고 “예상보다는 어색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회담 사진 속 두 사람은 다소 서먹한 모습이었다. 취재진에게 회담 분위기를 설명하는 오바마 대통령의 표정도 밝지 않았고, 오바마 대통령을 바라보는 트럼프 당선인의 얼굴에도 그간의 섭섭한 감정이 가시지 않은 듯했다. 악수할 때에도 입을 굳게 다문 채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기도 했다.

이번 회담 준비 과정에서도 과거와 다른 점들이 포착됐다. 백악관은 대통령 부부가 당선자 부부를 환영하는 사진을 공개하지 않았고, 당선인 측도 백악관으로 향하는 차량 행렬에 취재진을 태우지 않았다. 일련의 과정은 전통적으로 해 오던 관습이다.

한편, 대통령-당선인이 만날 때 이들의 아내들도 별도로 회동했다. 미셸 오바마 여사는 백악관을 방문한 후임 영부인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를 맞이했다. 처음 만난 두 사람은 차를 마시며 백악관에서 어떻게 자녀를 키울지 등에 대해 환담한 뒤 백악관 경내를 산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버드대 출신 변호사인 미셸은 미국의 첫 흑인 영부인이고, 슬로베니아 태생의 전직 모델인 멜라니아는 미국 역사상 외국에서 출생한 2번째 영부인이다.

백악관 회동을 마친 후, 트럼프 당선인은 멜라니아 여사, 부통령 당선인인 마이크 펜스와 함께 의회로 가 공화당 1인자인 폴 라이언(위스콘신) 하원의장과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 등 수뇌부를 잇달아 만나 협력을 당부했다.

앞서 당선인은 이날 오전 뉴욕에서 부인 멜라니아 여사 등과 함께 자신의 전용기를 타고 워싱턴DC 레이건 공항에 도착한 뒤 백악관으로 이동했다. 출발에 앞서 뉴욕 라과디아 공항 측은 트럼프 당선인의 전용기에 ‘물대포 경례’(water salute)를 했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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