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박정환 9단
흑 탕웨이싱 9단
<장면 3> 탕웨이싱은 1993년생으로 박정환과 동갑이다. 중국 랭킹 16위로 2013년 삼성화재배 결승에서 이세돌을 2대 0으로 꺾고 우승했고, 2014년에 다시 결승에 올랐지만 김지석에게 0대 2로 져 준우승에 그쳤다.
우상귀에서 박정환이 △로 중앙을 향해 한 칸 뛰었을 때 탕웨이싱이 즉각 1로 덮어씌운 게 상당히 창의적인 착점이다. 얼핏 보기엔 너무 기분에 치우친 수 같지만 백이 A로 밀면 흑도 같이 B로 늘어서 중앙을 두텁게 만들겠다는 뜻으로 나름대로 일리 있는 작전이다. 확실히 이번 결승 5국에서는 탕웨이싱이 실리보다 두터움을 중시하는 쪽으로 작전을 변경한 것 같다.
백의 응수가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는데 이 장면에서 박정환이 먼저 귀쪽을 2로 끊은 다음 3 때 4로 되단수 친 게 날카로운 반격이다. 탕웨이싱이 일단 5로 따낼 수밖에 없는데 백이 6으로 밀고 나가자 흑이 곤란해졌다. 지금 당장 <참고1도> 1, 3으로 패싸움을 하는 건 백이 4로 따낸 다음 흑에게 마땅한 패감이 없다. 그게 싫어서 <참고2도> 3으로 이으면 4부터 11까지 거의 필연적인 수순을 거친 다음 12로 빠져 나가서 역시 백이 편한 진행이다.
탕웨이싱이 할 수 없이 귀를 버릴 셈 잡고 7, 9로 외곽을 싸발랐지만 흑이 전체적으로 매우 허술한 모습이다. 게다가 백C로 끊기는 약점까지 남았으니 탕웨이싱의 신수가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한 느낌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