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역전합니다.”
최병수(23ㆍ충북)가 소구간 신기록을 갈아 치운 뒤 당차게 외쳤다. 최병수는 16일 열린 제62회 부산~서울간 대역전경주대회(경부역전마라톤) 첫 날 제4소구간(대저동~김해 6.6km)을 20분09초에 주파해 구간 신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인 지난해 이민현(22ㆍ괴산군청)의 20분45초를 36초 앞당겼다.
하지만 충북은 첫 날 종합기록에서는 2시간54분41초로 경기(2시간53분01초)와 서울(2시간53분19초)에 밀려 3위에 그쳤다. 충북은 엘리트 선수들 기록에서는 경기와 서울보다 각각 47초, 1분01초 빨랐지만 마스터스(35세 이상으로 선수등록이 돼있지 않는 아마추어) 선수들이 뛴 3소구간과 7소구간에서 뒤처졌다. 대회 전부터 마스터스의 참가가 대회 11연패를 노리는 충북의 최대 변수로 예상됐다. 올해 대한육상경기연맹과 전국육상연합회가 통합해 대한육상연맹이 새롭게 출범하면서 처음으로 마스터스 선수들이 엘리트 선수들과 함께 달리고 있다.
하지만 최병수는 충북의 역전 우승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는 경부역전마라톤에 유독 큰 애정이 있다. 고교 시절 경북 대표로 이 대회에 나섰지만 팀이 늘 하위권에 머물자 5년 전부터 충북으로 옮겼다. 최병수는 “충북은 역전마라톤을 10연패 한 강 팀이다. 우승하고 싶어서 이 팀으로 왔다”고 말했다.
초등 3학년 때 육상을 시작한 그는 원래 중장거리 선수였지만 2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마라톤으로 전향했다. 그는 “마라톤은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긴 뒤 얻는 희열이 크다”고 미소 지었다. 엄광열 충북 감독도 “최병수는 지구력이 뛰어나다. 오늘 기록도 정말 대단하다”고 대견해했다. 사실 최병수는 큰 기대를 걸었던 지난 10월 충남에서 열린 전국체전에서 5위에 그쳤다. 하지만 전화위복이 됐다. 이후 경부역전마라톤을 겨냥해 컨디션을 조절했고 성과를 냈다. 그는 “충북이 반드시 역전 우승할 것이다”고 각오를 다졌다. 엄 감독도 “우리 마스터스 선수들의 기록이 처진다면 엘리트 선수들이 만회해주면 된다. 끝까지 포기 안 한다. 특히 18, 19일을 주목해 달라. 재미 있는 드라마가 펼쳐질 것이다”고 힘줘 말했다.
최병수는 2020년 도쿄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삼고 있다. 그는 “오래 전부터 도쿄올림픽을 꿈꿔 왔다. 꼭 출전해서 메달권 성적을 올리고 싶다”고 포부를 숨기지 않았다.
배호원 대한육상연맹 회장은 부산시청 출발점에서 직접 시총을 하며 이번 대회에 큰 애정을 보였다. 최선근 강원육상연맹회장과 송진호 전남육상연맹 회장도 출발선부터 골인지점까지 함께 이동하며 선수들을 격려했다. 이날 전국적으로 추운 날씨가 예상됐지만 대회가 벌어진 구간은 맑고 쾌청한 전형적인 가을 날씨로 참가자와 관계자들은 레이스를 펼치기 최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대회 이틀째인 17일에는 대구~김천~대전을 잇는 53.4km 구간을 달린다.
대구=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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