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의 대표적인 보수성향 싱크탱크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정권 인수작업에 관여하고 있는 헤리티지재단이 16일(현지시간) 한국이 ‘상당한(substantial)’ 자원을 주한 미군 주둔에 분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북한 핵과 관련해서는 일반적인 예상보다 적은 8개의 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 재단은 이날 공개한 ‘2017년 미국 군사력 보고서’에서 “한국 정부는 주한미군 주둔 비용을 분담하기 위해 상당한 자원을 제공하고 있다”며 “직접적인 자금 제공과 인건비 분담, 병참 지원, 시설개선비 등의 현물 지원을 통해 연간 9억달러(약 1조566억원)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트럼프 당선인이 주장해온 한국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일축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헤리티지재단은 또 전세계 핵무기보유량이 최소 3,582개에 달한다면서 북한 이외에 국가별 핵무기 보유량을 미국 1,797개, 러시아 1,582개, 프랑스 290개, 중국 250개 등으로 적시했다. 보고서는 북한 핵무기를 8개로 추정하면서도, ‘2016년까지 20개를 확보할 수 있다’는 로스앨러모스 핵연구소의 예측과 ‘최악의 경우 2020년에는 100개에 달할 수 있다’는 미 존스홉킨스 한미연구소 38노스팀의 분석도 함께 소개했다.
헤리티지재단은 그러나 미국 안보에 대한 북한의 위협 수위를 지난해 ‘심각(Severe)’에서 ‘높음(High)’으로 한 단계 낮췄다. 지난해 내놓은 보고서에서는 러시아, 이란, 중동지역 테러, 아프가니스탄ㆍ파키스탄 테러, 중국, 북한 등 6대 위협 가운데 북한을 유일하게 ‘심각’단계로 분류했으나, 이번에는 다른 5대 위협과 함께 높음 단계로 재분류했다.
이 재단의 북핵 위협 등급 조정은 최근 1년간 미국의 대러ㆍ대중 관계가 악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헤리티지 보고서도 “러시아와 중국이 지속해서 공격적인 군사력을 현대화하고 확장하고 있어 가장 걱정스럽다”고 밝혀 양국의 위협을 북한보다 우선시했다.
보고서는 아울러 “북한의 재래식 무기와 핵미사일은 한국과 일본, 괌의 미군기지도 위협하고 있다”면서 “북한은 대규모 탄도미사일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소개했다. 구체적으로 스커드 미사일(사거리 300~500㎞) 800기, 노동 미사일(1,300㎞) 300기, 무수단 미사일(3,000㎞ 이상) 50기를 각각 보유하고 있으며 미 본토까지 겨냥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대포동 미사일 등도 지속적으로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워싱턴=조철환 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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