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국무장관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존 볼턴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미국이 북한을 향해 무력을 사용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고 방미 중인 한국 국회의원들이 전했다.
16일(현지시간) 한국의 여야 국회의원으로 구성된‘국회 동북아평화협력 의원외교단’은 볼턴 전 대사를 면담한 후 대화 내용을 특파원 간담회에서 밝혔다. 의원들에 따르면 볼턴 전 대사는 면담 자리에서 “선제공격 가능성은 제로(0)”라면서 “대북 선제공격으로 인해 한국이 얼마나 많은 대가를 치를지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군사적 행동이 한국에 미치는 영향을 잘 안다”면서 “한국인이 절대로 군사적 행동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불가능하다”는 요지로 발언했다.
다만 볼턴 전 대사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로 인해 북핵 문제가 미국 내에서 가장 우려하는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며 “북한 공격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으며, 이란과 북한이 핵 개발을 위해 협력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또 북미대화에 대해서는 “진행할 생각이 없으며 전망도 낙관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볼턴 전 대사는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 니키 헤일리 사우스캐롤라이나주지사 등과 함께 차기 정부의 국무장관 후보군에 들어 있다. 현재는 미국에서 헤리티지재단과 함께 대표적인 보수 성향 싱크탱크로 분류되는 미국기업연구소(AEI)의 선임연구원으로 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일하며 이라크 전쟁을 계획한 바 있어 신보수주의 강경파 인사로 평가된다.
한국 국회 동북아평화협력 의원외교단은 국민의당 정동영 의원을 의장으로 새누리당 나경원ㆍ정병국,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국민의당 조배숙 의원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볼턴 전 대사와 리처드 하스 미국외교협회(CFR) 회장을 비롯한 트럼프 당선인의 외교정책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사들을 면담했다. 정동영 의원은 “이번에 면담한 대부분이 오바마 정부의 대북 기조인 ‘전략적 인내’는 실패했다고 말했다”고 설명하며 차기 정부에서 미국의 대북정책 기조가 바뀔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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