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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카의 충고 "행복이란 시간을 공유하는 것"

입력
2016.11.1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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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잉카 제국의 수도였던 쿠스코는 그 이름처럼 세계의 배꼽이자 우주의 중심이었던 곳이다. 신대륙 발견 이후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식민 통치로 인해 남미 원주민의 문화는 대부분 파괴되었고 이곳 페루 쿠스코에도 새로운 문화가 형성됐다.

4,000m가 넘는 고산지대에 골목의 포석 깔린 길들 위에는 하늘의 구름들이 서서히 내려오기 시작한다. 하늘과 닿아있는 이곳, 그 풍경만큼이나 아이들의 얼굴표정은 순진무구하다. 쿠스코의 건물들은 전부 낮은걸 볼 수 있는데 지진지대라서 3층 높이 이상 짓지 않는다고 한다.

쿠스코 아르마스 광장
쿠스코 아르마스 광장
쿠스코 석벽.
쿠스코 석벽.

아르마스 광장의 루미요크 거리로 가니 석벽으로 둘러싸인 이 거리에 종이 한 장 끼울 수 없이 정교한 잉카의 석조 건축 12각의 돌을 볼 수 있다. 현지인이 친절하게 하나하나 각을 세어주는데 진짜 12각이다. 12각의 돌뿐 아니라 잉카인이 만든 석조건물의 정교함은 단연 뛰어나다.

기원전 4만년 경 베링해를 건너 아메리카에 이주한 원주민들은 안데스 지역에 다양한 문화를 발전시키며 살았다. 특히 안데스 산지를 끼고 있는 고산지대 페루의 코스코를 중심으로 잉카 문명이 발달했다.

피삭.
피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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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삭에 도착하니 마을들 사이로 경사지를 따라 일련의 띠들이 보인다. 그 당시 안데스 산지에서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계단식 밭과 농수로를 만드는 것이 필수적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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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얀타이탐보
/ 오얀타이탐보

오얀타이탐보는 마추픽추로 가는 기차를 타기 위해 거쳐가는 도시로 잉카의 성스러운 계곡을 다스리기 위해 산 두 개 위에 걸쳐서 형성되어 있다. 마추픽추를 가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이 도시는 거대한 돌담으로 이루어진 성벽으로 요새라 불리게 되었으며 군사, 종교, 행정 등의 복합 도시였다고 한다.

/ 마추픽추.
/ 마추픽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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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도착한 마추픽추, 해발 2,430m에 자리한 마추픽추는 마냥 아름답고 신비로웠다. 황금을 찾는 이들에게 쫓겨 도망친 잉카인들이 비밀도시를 건설하고 복수를 꿈꾸었다는 이곳, 원주민들에게는 언제까지나 마음의 고향으로 간직되는 곳이기도 하다.

페루에서는 리마와 쿠스코 사람들의 옷차림이 매우 다르다. 현재 수도인 리마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우리와 같은 서양식 옷을 입지만 쿠스코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전통의상을 주로 입는걸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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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카제국의 후예, 남아메리카에서 3번째로 큰 나라,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행복에 관한 생각은 무엇일까?

처음 보자마자 밝게 웃으며 마추픽추에 가는 방법을 소개해주는 산안토니노(38)는 마추픽추와 가까운 마을인 아구아스 칼리엔테스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 산안토니오
/ 산안토니오

산안토니오 : 나는 살아있는 것과 삶 자체에 행복을 느껴. 이곳은 차도 많이 없고 산과 계곡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정말 좋아. 일과를 마친 후 자연 속에서 고요하게 조용히 앉아 있다 보면 그냥 마음이 충만해져. 나는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이 곧 행복한 삶이라 생각해.

김뻡 : 그냥 자연을 바라보는 게 행복이라고요?

산안토니오 : 그냥 자연을 바라보는 게 아니라 더 주의 깊게 관찰해봐. 새가 내는 소리를 조금 더 귀 기울여 듣고 이를 둘러싼 꽃과 나무, 강물과 그 위의 구름을 천천히 지켜봐. 저쪽 강에서 내려오는 물소리가 들리지? 가만히 들어보면 연속적이지 않아. 더 귀를 기울여봐. 그리고 이를 둘러싼 향기를 맡아봐. 그럼 그 자체만으로 순수한 행복이 찾아와.

배움 29: 행복은 자연과 함께 하는 것이다

티파니(26)는 페루 전통무용수인데 한국에서도 2년간 일한적이 있다고 한다.

/ 티파니.
/ 티파니.

티파니 : 나는 항상 미래와 콤플렉스 때문에 불행했던 적이 있었어.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내 성격은 왜 이럴까 등등. 그러다 어느새 내가 가진 장점만 바라보기로 했어.그 때부터는 자신감도 새로 얻게 되고 점점 행복해지는 나를 발견했어. 나의 행복비결은 장점에 집중하는 거야. 세상 모든 사람이 다 완벽할 수는 없잖아. 완벽하지 않은 나 자신을 받아들이고 내가 가진 장점에 집중하다 보니 어느 샌가 내 삶이 행복해지더라고.

배움 30: 행복은 자기의 단점보다는 장점에 집중하는 것이다

쿠스코 소재 대학에서 간호학을 전공한다는 텡고(25)를 만났다. 페루를 떠나본 적이 없어 현재 휴학을 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을 모아 유럽여행 계획이라고 한다.

/ 텡고
/ 텡고

텡고 : 행복이란 시간을 공유하는 것이라 생각해. 그래서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행복을 주는 것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면 행복해지는 것 같아. 요즘에는 사실 사람들이 시간이 너무 없잖아. 그러다 보니 매 순간 진정한 관계를 맺지 못하고 그냥 피상적으로 스쳐버리는 경우도 많고 말이야. 그래서 나는 매 순간 만나는 사람들에 특별한 사심 없이 집중하려는 경향이 있어. 그 시간은 되돌릴 수 없거든. 무언가 얻기 위한 인위적인 만남은 결국 되돌릴 수 없는 시간, 즉 우리 인생을 소비하게 되는 거니까 말이지. 그리고 간호실습을 나가보면 항상 느끼는 건데 다들 아프고 나면 가족, 친구들과 같이 시간을 보내지 못한 것에 대해 후회들을 많이 하더라고. 그런 시간을 게으르고 보잘것없는 시간이라 욕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함께하는 시간은 절대 잃어버리는 시간이 아니라고 생각해.

배움 31: 행복은 시간의 우선순위를 새로 정하는 것이다

/ 페루 친구들과의 저녁.
/ 페루 친구들과의 저녁.

페루를 떠나기 전 마지막 날 페루 친구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했다. 어느덧 헤어질 시간이 되자 다들 '함께해줘서 고맙다'고 인사를 한다. 낯선 외국인과의 일회성 만남에도 진지하고 상대를 끝까지 배려하던 친구들이다. 그들을 떠나오는 길 텡고가 해준 마지막 말이 생각났다. 우리는 오늘 처음 만났지만 함께 한 그 시간은 영원할지도 모른다는 걸 말이다.

행복여행가 김뻡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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