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작가회의와 문인협회, 소설가협회, 시인협회, 국제펜클럽 한국본부가 공동으로 21일 “박근혜 대통령은 모든 국정에서 손을 떼고 자진해서 퇴진하라”는 시국 선언문을 발표했다. 국내 대표 문학단체들이 한데 모여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기는 처음이다.
작가회의 등 문학 5단체는 이날 ‘헌정 파괴의 책임을 지고 대통령은 물러나라’라는 시국선언문에서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 우수문예지 지원사업 축소 등 최근 불거진 의혹들을 거론하며 “문학인들이야말로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의 직접적 목격자이면서 피해자”라고 밝혔다.
이들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고 문화예술 정신을 검열하면 문화예술은 사막으로 바뀐다”며 그렇기 때문에 “정권 차원의 블랙리스트 관리는 단순히 문화예술계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사회를 정신적 공황상태로 빠뜨리는 큰 사건”이라고 규탄했다.
문학단체들은 이어 “문학은 부드러우나, 문학인들의 분노는 강철처럼 단단하고 날카롭다.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국가 건설에 진보와 보수라는 문학적 분류는 의미가 없다”며 “문학인들은 언제나, 부당한 방법으로 행해지는 통치권에 저항하는 국민들과 함께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독립영화인들도 이날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박근혜 정권의 문화정책은 끊임없이 문화예술인의 ‘시대정신’과 ‘표현의 자유’를 죽이는 방향으로 일관되어 왔다”며 “국정농단으로 전 국민을 우롱한 박근혜는 더 이상 우리의 대통령이 아니다”라고 선언했다.
영화인들은 이어 “영화진흥위원회는 영화진흥이라는 본래의 목적을 상실한 채 성장 논리만을 대변해왔다”며 “조윤선 문체부 장관을 비롯해 영진위 김세훈 위원장과 차은택의 모든 부역자들은 책임 지고 즉각 물러나라”고 요구했다.황수현 기자 sooh@hankookilbo.com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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