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사 외국인 근로자에 한국어 교육도 지원
지난 7월 20일 오전 서울 서초동 하이트진로 사옥. 92주년 창립기념일(7월24일)을 앞둔 이날 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을 비롯한 남성 임직원 45명이 하얀 위생모를 쓰고, 앞치마를 두른 채 케이크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들은 전문 강사의 지도를 받았지만 대부분 생전 처음 케이크를 만드는 것이어서 서툴 수 밖에 없었다. 우유와 여러 재료를 용기에 넣고 저어서 만드는 생크림 제작 속도는 더뎠고, 원 모양의 빵 테두리에 두른 생크림 장식은 삐뚤빼뚤했다. 망고 복숭아 청포도 등 과일을 이용한 토핑 모양도 제 각각이었다. 이처럼 서툴지만 정성이 담긴 손놀림으로 4시간 동안 만든 각양각색의 케이크는 하이트진로의 역사를 상징하는 92개였다.
하이트진로 임직원들은 케이크를 예쁘게 포장해 7월 생일을 맞은 관내 복지관 등의 노인, 장애청소년 등 소외이웃 92명에게 전달했다. 케이크를 만든 임직원들은 “케이크 모양이 엉망”이라며 걱정했지만, 뜻밖의 선물을 받은 노인과 장애청소년들은 “정성이 담겨 더 고맙고, 맛있었다”고 기뻐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김인규 사장은 “92년간 하이트진로를 일궈온 임직원들이 정성을 담아 만든 케이크를 이웃과 나눌 수 있어 기뻤다”며 “항상 소외된 이웃을 돌아보겠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는 ‘쉬운 것부터, 꾸준하게’란 모토로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2012년 사내 사회공헌팀을 신설해 각종 프로그램을 체계화했고, 전체 임직원 3,500명이 연간 9만6,000시간의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가정의 달’인 매년 5월에는 임직원의 가족도 봉사활동에 참여한다. 임직원과 자녀들이 매년 어린이날 한부모 가정, 조손 가정 아이들과 다양한 문화 체험을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 올해 어린이날에는 임직원과 자녀 50명이 하이트진로가 꾸준히 지원하고 있는 서울 지역 아동센터의 어린이ㆍ청소년 200명과 함께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모네, 빛을 그리다’ 전시회를 관람했다. 직원 1명이 자녀와 함께 아동센터의 어린이ㆍ청소년 4~5명을 인솔해 참여하는 방식이었다. 평소 문화예술 활동에 참여하기 쉽지 않았던 아동센터 어린이들은 프랑스 인상파 화가 클로드 모네의 각 작품이 영상으로 소개된 전시회를 보고 즐거워 했다. 아들(8), 딸(11)과 함께 봉사활동에 참여했던 황미아(42) 고객서비스팀 과장은 “아이들이 처음엔 쭈뼛쭈뼛하다가 함께 어울리면서 금새 서로 사진을 찍어줄 정도로 친해졌다”며 “우리 아이들도 즐거워해 앞으로 매년 참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주류업계 특성상 전국에 유통망을 가진 하이트진로는 본사, 전국 지점, 공장 임직원들이 지역 밀착형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올해 4월부터는 전 임직원들이 참여하는 ‘전사 환경 지킴이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다. 깨끗한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전 임직원이 한 달에 두 차례씩 본사, 공장, 영업 지점 소재지의 인근 지역을 돌며 오물 제거, 길거리 청소 등 환경정화 활동을 벌인다.
하이트진로는 2012년 동반성장을 선포한 이후 협력업체와의 상생에도 힘을 쏟고 있다. 주류 제조 설비의 유지ㆍ보수를 담당하고, 부자재ㆍ포장재 등을 생산하는 100여개 협력사 임직원들과 동반자적 관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업무효율성과 유대감을 높이기 위해 협력사 임직원들에게 온ㆍ오프라인 교육도 제공한다. 외국어, 경영, 재무 등 직무교육부터 중견 관리자급을 대상으로 하는 리더십 강화 교육까지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심지어 협력업체에 근무하는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국어학당도 운영한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한글과 한국말을 배우면 한국인 사업주나 동료와의 의사소통에서 오는 어려움을 덜 수 있고, 궁극적으로 협력업체와 하이트진로의 생산성이 향상된다”며 “근로자들의 안전관리와 여가 선용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는 매년 10월 ‘협력회사와 함께하는 즐거운 나눔 바자’를 개최하는 등 사회공헌활동도 협력사와 함께 진행한다. 임직원과 협력사 직원들이 바자 행사 전 한 달 동안 물품을 기증하고 행사 당일에는 봉사자로 직접 판매에 나선다. 올해 행사는 아름다운가게 충북 청주 신봉점에서 열렸다. 바자 판매 수익금에 협력회사들과 하이트진로가 모금한 돈을 더해 총 2,500만원을 아름다운가게 측에 전달했다. 전달된 수익금은 저소득 가정의 아동, 장애인, 독거노인 등에게 쌀, 생필품 등 지원하는 데 사용된다.
하이트진로는 장학사업에도 적극적이다. 2013년부터 저소득 외식업종사자 대학생 자녀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에도 성적, 가정형편, 봉사활동 참여 등의 기준에 따라 22명의 장학생을 선발했다. 이들에게는 졸업 때까지 매 학기 국ㆍ공립대 재학생의 경우 120만원, 사립대 재학생은 150만원의 장학금이 지급된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는 “2024년 회사 창립 100주년을 앞두고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지속가능경영을 실천하고 있다”며 “모두 함께 살기 좋은 사회가 될 수 있도록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