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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삼성, 최순실 측근 승마협 실세와 올 4월까지 ‘긴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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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삼성, 최순실 측근 승마협 실세와 올 4월까지 ‘긴밀’

입력
2016.12.0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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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 삼성전자 사장

박원오 전 승마협 전무와 아시아승마협회 총회 참석

아시아승마협회 고문에 임명하기도

박씨 협박에 거액 후원했다는

삼성측 주장과 맞지 않아

지난 4월 태국 파타야에서 열린 아시아승마협회(AEF) 정기 총회에 박상진(가운데) 대한승마협회 회장과 황성수(왼쪽) 대한승마협회 부회장,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가 함께 참석했다. 아시아승마협회 제공
지난 4월 태국 파타야에서 열린 아시아승마협회(AEF) 정기 총회에 박상진(가운데) 대한승마협회 회장과 황성수(왼쪽) 대한승마협회 부회장,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가 함께 참석했다. 아시아승마협회 제공

최순실(60ㆍ구속기소)씨의 딸 정유라(20)씨를 위해 거액을 지원한 박상진 대한승마협회 회장(삼성전자 사장)이 최씨 측근인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를 아시아승마협회 고문으로 임명하고 올해 4월 총회에도 동석하는 등 긴밀히 공조한 사실이 확인됐다. 삼성전자 측이 박씨의 협박에 못 이겨 최씨 모녀를 지원했다고 주장한 것과는 어긋나는 정황이다.

지난해 10월 아시아승마협회 회장에 당선된 박 회장은 올해 4월 중순 황성수 대한승마협회 부회장(삼성전자 전무), 박씨와 태국 파타야에서 열린 아시아승마협회 정기 총회에 참석했다. 1일 본보가 입수한 아시아승마협회 자료 사진에는 세 사람이 함께 예산 등 주요 의제를 결정하는 총회에 자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씨 모녀의 ‘승마 농단’을 주도해 온 것으로 알려진 박씨의 최근 모습이 언론에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승마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박 회장이 아시아승마협회장에 당선되는 과정에 해외 네트워크가 있는 박씨가 막후에서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승마협회에서 일했던 A씨는 “박씨가 2008년 공금 횡령 문제로 승마협회 전무에서 해임됐으나 박 회장이 아시아승마협회에 기술고문 자리를 주고 박씨를 중용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정씨가 서울승마훈련장에서 말을 타기 시작할 때 정윤회-최순실 부부와 알게 된 최측근이다. 2013년 최씨 모녀에 유리하게끔 승마협회 집행부를 교체하는 살생부를 작성한 인물이기도 하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체육단체를 (특정인이) 장기간 운영하는 것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살생부와 같은 내용을 언급해 최씨 모녀를 지원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박씨가 삼성-승마협회-최순실 삼각 관계를 맺어준 가교 역할을 해온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해 9~10월 삼성 측은 승마협회를 거치지 않고 최씨 모녀가 100% 지분을 소유한 코레스포츠(현 비덱스포츠)와 삼성전자 독일 법인에 각각 280만유로(35억원)와 319만유로(43억원)을 지원했다. 이 때문에 재정압박을 받은 삼성이 정작 승마협회 지원은 차일피일 미루면서 186억원을 투자하려 한 승마협회의 2020 도쿄올림픽 로드맵은 무산됐다. 올림픽 준비단장으로 전지훈련 대비차 독일에 갔던 박재홍 전 마사회 감독은 올 1월 “할 일이 없다”며 귀국했다.

삼성 측은 이렇게 최씨 모녀를 지원한 것에 대해 줄곧 “승마협회 회장사 차원의 지원이었으나 정씨 외에 다른 선수가 뽑히지 않았을 뿐”이라고 해명하다가 최근 뇌물수수 혐의를 염두에 둔 검찰 수사가 이어지자 “박씨의 협박에 못 이겨 거액을 후원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승마협회 로드맵이 무산된 지 한참 뒤인 올해 5월에도 정씨가 삼성 소유의 말인 ‘비타나 V’를 타고 국제대회에 출전한 점, 협박을 당했다는 박 회장이 올해 4월까지 박씨와 아시아승마협회 활동을 계속한 점 등은 이러한 해명과는 상충되는 대목이다. 검찰은 삼성이 그룹 차원에서 최씨 모녀를 지원했을 가능성과 그 대가로 부정청탁이 있었는지 여부를 캐고 있다. 본보는 승마협회와 무관한 박씨가 아시아승마협회 기술고문으로 임명된 이유에 대해 아시아승마협회와 대한승마협회에 해명을 요구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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