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협파-원칙파 성향 따라 입장차
‘9일 탄핵 표결’의 캐스팅보터인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이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여권에서 가장 먼저 탄핵을 주장했던 김 전 대표는‘탄핵 철회’로 기울어 책임론에 직면한 반면, 유 의원은 “탄핵 중단은 오해”라며 ‘탄핵 회군’에 제동을 거는 모습이다.
여당에서 탄핵을 주도했던 두 사람은 지난달 29일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 이후‘4월 퇴진ㆍ6월 대선’ 당론 채택에 동의하면서 한 걸음 물러서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 같은 행보가 탄핵을 거부하는 것처럼 비쳐지자 유 의원은 2일 “저는 일관되게 (박 대통령이 퇴진 시점을 밝히더라도) 여야 협상이 안 되면 탄핵에 동참하겠다는 입장”이라며 “(비주류가) 탄핵을 중단한 것처럼 오해하는 것을 바로잡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반면 김 전 대표는 박 대통령이 ‘4월말 퇴진’의사를 밝히면 여야 협상에 관계 없이 탄핵을 처리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보여 탄핵 철회로 완전히 기운 모습이다.
지난달 13일 박 대통령 탄핵을 주장하며 당내 탄핵 여론을 이끌었던 김 전 대표가 완전히 발을 빼는 모습을 보이면서 김 대표를 향한 불만과 책임론도 제기되고 있다. 유 의원은 박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공모관계가 적시된 검찰 수사결과가 나온 지난달 20일에야 탄핵을 처음으로 언급했다.
당내 비주류로서 비슷한 행보를 보이다 결정적 고비마다 엇갈려온 두 사람의 행보는 각자의 정치적 성향에서 기인한 것이란 얘기가 많다. 청와대와 각을 세우다 매번 꼬리를 내려 ‘30시간의 법칙’이라는 오명을 들을 정도인 김 전 대표는 정치적 타협을 중시하는 반면, 유 의원은 헌법과 법치를 강조하는 ‘원칙론자’의 성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