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라마이다스(SM)그룹이 자금 부족을 이유로 한진해운 자산인 미국 롱비치터미널 인수를 포기했다. 이로써 롱비치터미널 인수전은 현대상선-MSC 컨소시엄과 국내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
6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SM그룹 계열사 대한해운은 한진해운 법정관리를 담당하는 법원에 롱비치터미널 지분을 인수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대한해운은 지난달 14일 한진해운의 미주 노선을 인수하며 한진해운이 소유한 롱비치터미널 지분 54% 인수에 대해서도 우선협상권을 확보했다.
하지만 한진해운이 터미널 지분을 담보로 해외금융기관에서 빌린 3,000억원과 터미널 운영자금 1,000억원 등 4,000억원에 달하는 인수 자금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현대상선에 공동인수까지 제안했지만 거절당하자 결국 인수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롱비치터미널 인수에 뛰어든 현대상선-MSC와 한앤컴퍼니는 지난달 28일 법원에 가격제안서를 비공개 제출했다. 법원은 조만간 한 곳을 인수협상자로 선정할 예정이다.
만약 현대상선이 인수에 성공하면 한진해운 알짜 자산을 확보하려던 당초 계획을 이행하고, 해운동맹 2M 가입 협상에서도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다. 하지만 한앤컴퍼니가 5,000억원이 넘는 최고가를 법원에 써낸 것으로 알려져 인수를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현대상선은 7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2M 측과 본계약 체결을 위한 최종 협상을 벌인다. 이르면 9일 늦으면 12∼13일쯤 협상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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