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김영한 비망록' 내용 부인…"주관적 생각 가미"
"세월호 시신 인양 안 된다고 한 적 없다"
"내가 괴롭혀서 김 전 수석 돌아가신 것 아니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7일 고(故) 김영한 전 민정수석 비망록과 관련해 "저는 그 비망록을 직접 본 일이 없고 누가 작성했는지 안 했는지 알 수 없다"고 전면 부인했다.
김 전 실장은 이날 국회 '최순실 게이트'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청문회에서 "회의를 하다 보면 장부를 작성하는 사람의 주관적 생각도 가미돼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전 수석은 2014년 6월∼2015년 1월 민정수석 재직 당시 김 비서실장이 주재한 수석회의를 포함해 청와대 업무에 대해 기록했으며, 여기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의혹을 청와대가 방어하거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개입하는 듯한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실장은 "'세월호 시신을 인양하면 정부 책임이 커져 부담된다고 지시했다'는 비망록의 내용이 사실이냐"는 국민의당 김경진 의원의 질문에 "저는 그렇게 이야기한 일이 없다.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없고 그렇게 지시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당시 해양수산부 장관과 인양 문제에 대해 많이 긴밀히 의논한 일이 있다"며 "저도 자식이 죽어있는 상태인데 왜 시신 인양을 하지 말라 했겠느냐. 그렇지 않다"고 해명했다.
김 전 실장은 "비망록에 '장(長)'자가 김 전 실장을 지칭하는 것 아니냐"는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의 질의에는 "간혹 제 지시도 있었겠지만, 장이라고 기재돼 있다고 해서 그게 모두 다 저의 지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김 전 실장은 "김영한 전 수석을 바지저고리로 만들고 당시 민정비서관인 우병우 전 수석과 짬짜미가 돼서 사람을 바보로 만들어 오죽하면 매일 술을 마셔 급성간암이 왔겠느냐"는 박범계 의원의 지적에는 "애도한다"면서도 "국회 운영위에서 나와달라고 해도 항명해 신문에도 나고 해서 돌아가셨는데 제가 괴롭혀서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부인했다.
김 전 실장은 "청와대 수석회의는 비서실장이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회의가 아니다"라면서 "각자 소관에 대해서 보고하고, 대책을 얘기하고 의견을 나누는 소통의 장이어서 거기 적힌 게 전부 실장이 하나하나 지시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김 전 실장은 "회의 참여자들의 의견이나 작성한 분의 생각이 혼재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아래는 관련 속기록.
이용주 의원: 그럼 정윤회 문건 사건 때 박관천 경위 말했던 대한민국 권력 1위 최순실 2위 정윤회 3위 박근혜 이 기사 봤죠
김기춘: 그 기사 잘 기억이…
이용주 의원: 무슨 얘긴가. 세계일보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모든 언론에 났어. 서열1위 2위 3위, 그 최순실이 누군지 안 알아보면 비서실장 자격 없는 거 아냐? 티비 안보나? 위증하지 마
김기춘: 죄송. 잘 기억 안나
이용주 의원: 비서실장 당시 여러 일들 있었음. 블랙리스트나 어버이연합 사건. 만만회 사건. 허수아비 그림.이거 뭔지는 다 들어봤지?
김기춘: 무슨 말하는지 알겠다
이용주 의원: 권은희 후보가 국정원 여직원 감금 사건으로 고발당했음. 이거 알고 있지?
김기춘: 그건 언론 보도 보고 앎
이용주 의원: 그거 날짜가 2014년 7월 14일 자유청년연합회한테 고발당한거임. 그 단체 아나?
김기춘: 알지 못함
이용주 의원: 청와대 관여 안했나?
김기춘: 네
이용주 의원: 알려드릴게. 이게 김영한 민정수석 업무일지. 7월 13일자. 뭐라 쓰여있나. ‘권은희 내일 고발’. 청와대는 우주의 기운이 도아줘서 14일에 어떤 단체가 누구를 고발하는지를 다 알고 있나?
김기춘: 그… 수석 비서관의 노트에 있다 해서 모두 제가 안다고는 생각 안 함.
이용주 의원: 우연이다? 7월 14일 우연히 자유청년연합회가 우연히 권은희 고발했다고 믿겠다. 그럼 만만회 사건도 언론 통해 알았나
김기춘: 그렇다
이용주 의원: 그 단체가 새마을 포럼 통해서 고발했는데 관여한 바 없나
김기춘: 없고 새마을 포럼도 모른다
이용주 의원: 자료 봐라 7월 5일자. 박사모 등 시민단체 통해 고발 검토한다. 이게 민정수석의 업무일지에 쓰여있음. 만만회 박정호가 박지원 고발. 결국 고발 당함. 청와대에서 압력 넣은 거 아닌가?
김기춘: 아니다
이용주 의원: 이거도 우연히? 써 있자나. 박사모 등 시민단체 통해 고발하겠다고
김기춘: 지금 여러 수석이 있는데 그 수석의 수첩에 있다고 해서 다 하나하나 실장이 지시한 거라고 생각 안 함
이용주 의원: 홍성담 작가 허수아비 알지.
김기춘: 네
이용주 의원: 보수국민연합이 홍성담 고발했는데 관여안했나?
김기춘: 그런적 없다
이용주 의원: 8월 8일날 고발. 8월 7일날 업무일지에 우병우팀 허수아비 그림(광주) 애국단체명예훼손고발. 신부 뒷조사. 검찰 국정원 팀 구성. 이런 업무지시를 내릴 사람이 대한민국에 누구 있겠냐
김기춘: 민정수석 산하에 우병우 비서관도 있고 그렇다만은 거기에 있는 모든 기록을 다 하나하나 제가 지시했다고는 생각이 나지 않고 그런 기억 없음
이용주 의원: 정말?
김기춘: 네
이용주 의원: 읽어줄게. ‘응징해줘야한다. 리스트 만들어서 추적해서 처벌토록하라. 정보수집, 검찰 국정원팀 구성토록해라’ 이리 쓰여있다.
김기춘: 제가 지시한 적
이용주 의원: 이렇게 해서 다음날 고발장이 들어간다. 그런데 여기에 청와대가 관여를 안했다고 말하는 게 말이 되나
김기춘: 뭐 민정수석의 노트인데… 제가 거기에 있는 모든 것을 제가 지시했다고 생각 안함
이용주 의원: 8월 7일 제일 위에 써있지. 한자로 장자. 비서실장을 뜻하는 장자야. 이래도 지시한 사실 없나
김기춘: 저는 잘 모름
이용주 의원: 다시 한 번 생각해보십쇼. 어떤 지시 내렸는지
디지털뉴스부ㆍ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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