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독자 한 분께서 질문을 보내주셨다. 요즘 “팬분께서 주셨어요.” “학생분들은 이리 오세요.” “어머님분들 들어오세요.” “손님분은 가셨어요.” 등과 같이 ‘분’을 많이 쓰는데,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근래 “커피 나오셨어요.”와 같은 표현이 문제되고는 하는데, 맞고 틀리고를 떠나 우리 사회에 경어 표현이 늘어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분’의 쓰임이 확대되어 가는 것도 이러한 사회 분위기 탓일 것이다.
‘분’은 ‘친구분, 동생분, 남편분, 독자분’ 등과 같이 그 사람을 높이는 접미사이다. 이 접미사로써 해당하는 사람을 적절히 대우해 줄 수 있으니 매우 유용한 말이다. 물론 ‘친구이신 분, 동생 되시는 분’ 등과 같이 표현하기도 하지만, 이 접미사 ‘분’을 이용하여 더 간결하게 표현할 수 있는 효과도 있다.
그러나 독자분의 의견대로 요즘 ‘분’을 과도하게 쓰는 경향이 있다. 무엇보다 ‘손님분, 어머님분’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든다. 이미 ‘손님, 어머님’은 ‘님’이 결합된 말로서 그 자체가 존칭어이므로 ‘분’까지 덧붙이는 것은 지나치다고 할 수 있다. 그냥 ‘손님, 어머님’으로 표현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팬분, 학생분’처럼 존칭어가 아닌 말에 ‘분’을 붙이는 것도 항상 바람직한지는 의문이다. 예를 들어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군인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외국 공무원분들이 홍보관을 방문하셨어요.” 등이 예의를 담은 표현인 것은 맞지만 거추장스럽게 느껴진다. ‘군인들께, 공무원들이’라고 해도 예의에 어긋나지 않으며 간결하고 자연스럽다. ‘팬분께서, 학생분들은’도 ‘팬께서, 학생들은’이라고 해도 충분하지 않을까. ‘분’을 상황에 맞게 적절히 쓰는 언어문화를 기대해 본다.
허철구 창원대 국어국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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