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는 계산대에서 ‘Thank you’라고 말하면 ‘No problem’이라고 응대하는 점원이 많다. 그런데 비즈니스 잡지 Forbes에서는 직장에서 피해야 할 표현 13가지 중에 ‘It’s not fair’ ‘That’s not my job’ ‘I’ll try’등과 함께 ‘No problem’을 꼭 포함시키고 있다. 순수 문법학자들도 마찬가지다. 왜 ‘No problem’이 문제가 있다는 걸까.
최근 들어 ‘You’re welcome’이 인기가 없어진 이유는 수백 년 사용되다 보니 기계식 응답으로 여겨져 성의 없게 들리기 때문이다. 대체 표현인 ‘Don’t mention it’ ‘It’s my pleasure’ 등은 분명 정중한 응답이지만 너무 오래된 고전 표현이다. 반면 casual response로서 ‘Certainly’ ‘Of course’ ‘Sure thing’ ‘No worries’ ‘Cool’ ‘It’s nothing’ ‘No sweat’ 등은 비교적 현대 영어처럼 들린다. 호주에서 쓰는 ‘No worries’나 가끔 듣게 되는 ‘Of course’ ‘Cool’ 등도 비교적 최근에 쓰이는 말인데 유독 ‘No problem’이 지적을 당하는 이유는 아무래도 그 말뜻의 배경과 적정성 때문이다. 마치 ‘How are you?’라는 인사에 대해 거의 자동으로 ‘I’m good, you?’처럼 대꾸하면 성의 없다고 해석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여기서 잠시 다른 언어를 보면 프랑스어에서는 Thank you에 대해 ‘De rien’이라고 말하고 스페인어에서는 ‘De nada’라고 응대하는데 이들 용어는 공교롭게도 똑같이 ‘It was nothing’의 뜻이다. 즉 다른 언어에서 ‘Thank you’에 대해 ‘It’s nothing’ ‘It’s no problem’같은 대응이 존재하기 때문에 가볍게 응대하는 global response가 되었다는 것이다.
‘No problem’은 사실 그 상황에 문제(problem)가 있었는데 이제 문제가 없어졌다는 말처럼 들리기도 한다. 진심 어린 ‘Thank you’ 인사에 너무 가볍게 대응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이유로 일부 지각 있는 사람들은 ‘Thank you’ 인사에 이쪽에서도 똑같이 ‘Thank YOU’라고 끝 부분을 힘주어 올리며 말하자는 주장을 한다. ‘Could you help me with this please?’라는 요청에 ‘Sure, no problem’이라고 말하는 것은 ‘기꺼이 돕겠다’는 뜻이고 ‘Any time’과 같은 말이다. 하지만 ‘Thank you for helping yesterday’라는 인사에는 ‘No problem’보다는 ‘My pleasure’나 ‘It’s nothing’ ‘Any time’같은 다른 대체어가 더 나을 것이다. 이제는 고맙다는 인사에 대한 응답 표현도 과거의 교과서식 해석보다는 global expression으로서의 적정성을 따져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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