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성형 시술 의혹 집중 추궁
청와대 의료진ㆍ‘비선’의사들 부인
김상만 “청와대서 태반주사는 놓았다
대통령 손에 주사제 쥐어주고 설명도”
김영재 “진료했지만 시술은 안 해”
박근혜 대통령 미용성형 시술을 둘러싼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본보가 4만장 넘는 사진 분석을 통해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발생 직후를 포함해 취임 후 수시로 미용시술을 받았다는 증거를 다수 제시(14일자 1, 2면)했지만, 청와대 의료진도 박 대통령의 비선의사들도 “모르는 일”이라고 부인했다. 한마디로 “피멍 자국은 있는데 시술을 한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이들이 진실을 감추고 있거나 청와대 의료체계를 농락한 또 다른 비선진료가 존재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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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는 14일 3차 청문회를 열고 비선실세 최씨가 연루된 의료농단 의혹과 박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행적을 둘러싼 의혹 규명에 나섰다. 전직 대통령 주치의인 서창석 서울대병원장, 최씨 단골 의사로 대통령을 비선진료한 김영재 김상만씨, 세월호 참사 당일 보고라인에 있던 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현 주중대사) 등 증인 13명이 참석했다.
청문회에선 최씨의 단골 의사들이 청와대 의료체계를 벗어나 박 대통령을 진료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김상만씨는 “자문의 위촉(2013년 8월) 전에도 청와대에 두세 차례 들어가 박 대통령에게 태반주사를 놓았다”고 말했다. 심지어 그는 “주사제를 그분 손에 쥐어줬고 설명도 다 드렸다”고 확증했다. “태반ㆍ백옥(주사제) 이런 것”이냐는 질문에 “대부분 그런 것”이라고 인정했다. ‘주사제’가 주사기와 약물을 통칭하는 것인지, 약물만 가리키는 건지는 밝히지 않았으나, 박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하고 투약하는 방법까지 알려줬다는 얘기다. 성형전문의사인 김영재씨는 2014년 2월부터 여러 차례 청와대에 들어가 대통령을 진료한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 다만 그는 “(박 대통령) 성형시술을 한 적은 결코 없다”고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김영재씨가 2013년 최씨와 친분을 맺은 뒤 현 정부에서 줄곧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도 집중 부각됐다. 김씨는 “청와대에 출입할 때 부인(박채윤 와이제이콥스메디컬 대표)과 동행했다”라며 “박 대통령이 의료용 실 등 우리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고 증언, 특혜 제공 과정에 박 대통령이 연루됐을 가능성을 내비쳤다. 김씨가 개발한 의료용 실의 국내외 판촉 과정에서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대형 대학병원의 특혜성 지원을 받은 정황도 한층 분명해졌다. 정기택 전 보건산업진흥원장은 이 회사의 해외진출을 지원하라는 청와대 지시를 규정을 들어 거부했다가 권고사직 당했다고 폭로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시 박 대통령의 행적에 대해 당시 국가안보실장이던 김장수 주중대사는 자신이 보낸 상황파악보고서를 대통령이 직접 받았는지 여부를 “모른다”고 답했다. 청와대는 그간 박 대통령이 당일 오전 국가안보실로부터 서면보고를 받았다고 밝혀왔다.
세월호 참사 당시 청와대 간호장교 조여옥 대위는 이날 나오지 않은 대신 22일 5차 청문회에 출석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박상준 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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