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고병원성 H5N6형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을 휩쓸고 있는 가운데, 국내 야생조류에서 또 다른 혈청형인 H5N8형 AI 바이러스마저 검출돼 정부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국내에서 혈청형이 다른 두 종류의 AI 바이러스가 동시에 발생한 건 사상 처음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경기 안성천에서 채취된 야생조류 분변시료에서 H5N8형 AI바이러스가 확인됐다고 18일 밝혔다. 해당 시료는 충북대가 지난 13일 연구목적으로 안성천에서 채취한 것으로, 현재 농림축산검역본부가 고병원성 여부를 확인 중이다. 결과는 19일 오전 중 나올 예정이다. 정부는 현재 반경 10㎞를 예찰지역으로 설정하고 가금류의 이동제한 등 방역조치를 실시하고 있다.
이미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 H5N6형과 함께 만약 H5N8형까지 번질 경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AI 피해규모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 H5N8형은 2000년대 국내에서 발생했던 H5N1형이나 최근 확산 중인 H5N6형보다 병원성은 다소 약하지만, 잠복기가 길어 발견이 어렵다는 애로점이 있다. 실제 H5N8형이 유행했던 지난 2014년에는 195일간 닭ㆍ오리 약 1,400만 마리가 살처분되며 역대 최대 피해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0시 기준으로 전국 7개 시ㆍ도, 27개 시ㆍ군에서 AI가 발생, 지금까지 닭ㆍ오리 1,467만9,000마리가 살처분됐다. 살처분 예정(338만6,000마리)까지 합치면 1,800만 마리를 훌쩍 뛰어 넘는 규모다. 또 16~17일 경기 과천 서울대공원에서 황새 2마리가 갑자기 폐사해 AI 감염여부를 조사하는 한편, 동물원을 임시 폐쇄했다.
세종=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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