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폭침사건 6년 만에
첨단 센서ㆍ미사일 등 독보적 성능
1조5000억원 들여 양양 등 배치
도입가격 얼마나 낮출지가 관건
북한의 잠수함 위협에 맞서 군 당국이 미국의 최신 초계기 P-8A(포세이돈)를 8대 도입하기로 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한민구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0년 천안함 폭침 이후 초계기 기종을 놓고 오락가락하던 군이 6년이 지나서야 뒤늦게 결정을 내린 것이다. 북한이 조만간 실전배치에 나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비롯해 갈수록 기승을 부리는 수중과 해상의 도발위협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군 고위관계자는 19일 “포세이돈 초계기를 급한 대로 6대, 장기적으로는 8대 도입할 방침”이라며 “군 내부적으로는 모든 의사결정이 끝났고 이르면 내년 하반기 도입계약 체결을 위한 실무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군이 배정한 구입예산은 1조5,000억원으로, 포세이돈이 새로 도입되면 기존 해군의 포항과 제주 기지 외에 강원도 양양 공항에 일부 초계기를 전진 배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SLBM을 포함한 주요 잠수함 전력을 우리 동해와 인접한 함경남도 신포시 마양도 기지에 배치해 놓고 있다.
현재 해군은 16대의 초계기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1950년대 말 개발된 노후 기종인데다 기체정비와 작전대기, 조종사 교육에 소모되는 물량을 제외하면 전체의 3분의 1 정도만 투입할 수 있어, 실제 동해와 서해, 남해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건 각각 1, 2대 정도에 불과하다. 북한의 잠수함 침투경로를 24시간 감시하기는커녕, 한반도의 작전해역을 불과 40% 정도 방어하는데 그치는 실정이다. 반면 일본은 우리보다 5배 가량 많은 77대의 초계기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달 한일 정보보호협정을 체결할 당시, 일본측은 이처럼 막강한 초계기 전력을 대북정보의 비교우위로 제시하기도 했다.
이에 군 당국은 초계기 증강사업의 필요성을 누차 강조해왔다. 특히 2010년 북한의 잠수정 공격으로 발생한 천안함 사건을 겪으면서 곧장 현실화되는가 싶었지만, 중고 초계기 S-3B(바이킹)와 포세이돈을 놓고 갈팡질팡하며 시간 만 허비했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바이킹 20대를 들여오려다 다시 12대로 줄였고, 성능 문제가 제기돼 다시 원점 재검토를 거쳐 신형 포세이돈으로 방향을 틀었다. 군의 다른 관계자는 “바이킹은 미국에서도 이미 퇴역해 우리가 도입하자마자 고물이 될 수밖에 없는 기종”이라며 “또다시 초계기 기종을 바꿀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세이돈은 첨단 센서와 미사일 등을 탑재한 잠수함 킬러로, 현존하는 해상 초계기 가운데 가장 성능이 뛰어나다. 미 해군과 호주, 인도, 영국, 노르웨이에서 147대를 계약해 57대를 실전 배치했다. 이달 초 계약한 노르웨이의 경우 초계기 5대와 지원장비를 합해 11억5,000만달러가 들었다. 군 당국이 계약과정에서 얼마나 도입가격을 낮출 지가 관건이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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