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가 연말을 맞아 해외 여러 매체로부터 올해 세계 영화계가 거둔 주요한 성과로 평가 받고 있다.
미국 연예매체 엔터테인먼트 위클리는 20일(현지시간) 발표한 올해의 영화 20선에 '아가씨'를 6위로 포함시켰다. "매혹적인 광기를 그려냈다"는 게 선정 이유다. 1위는 뮤지컬영화 '라라랜드'가 차지했으며 '문라이트'와 '맨체스터 바이 씨' '더 랍스터'가 뒤를 이었다. 5위는 '로스트 인 더스트'였다. 7위는 '미드나잇 스페셜', 8위는 '앤서니 위거: 선거 이야기', 9위는 '싱 스트리트', 10위는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가 각각 이름을 올렸다.
박 감독은 앞서 미국 영화매체 인디와이어가 미국 영화평론가 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9일(현지시간)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 베스트5 감독에 선정됐다. 이 조사에서 '아가씨'는 베스트 영화 7위에 올랐고, 촬영 부문에선 4위를 차지했다. 베스트5 감독에는 '문라이트'의 배리 젠킨스(1위), '라라랜드'의 데이미언 셔젤(2위), '토니 에드만'의 마렌 아데(3위), '맨체스터 바이 씨'의 케네스 로너건(4위)이 포함됐다. 베스트 영화로는 '문라이트'(1위)와 '맨체스터 바이 씨'(2위), '라라랜드'(3위), '토니 에드만'(4위), '오제이: 메이드 인 아메리카'(5위) 등이 선정됐다.
박 감독과 '아가씨'는 엔터테인먼트 위클리와 인디와이어 뿐 아니라 여러 매체로부터 호평을 이미 많이 받았다. 영국 일간 가디언이 선정한 올해의 영화 50선 중 9위에 오르기도 했다.
'아가씨'에 대한 호평은 시상식 시즌을 맞은 미국 영화계의 각종 수상 소식으로 이어지고 있다. 로스앤젤레스비평가협회 외국어영화상, 미술상을 받았고, 샌프란시스코비평가협회와 달라스평가협회, 라스베이거스비평가협회에서 외국어영화상을 각각 수상했다.
박 감독과 ‘아가씨’에 대한 기분 좋은 소식이 쏟아지면서 아쉬움의 목소리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가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외국어영화상 한국 대표로 ‘아가씨’ 대신 ‘밀정’(감독 김지운)을 선정한 것이 옳았냐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미국 등 해외에서 호평과 수상이 이어지고 있으니 외국어영화상 수상 가능성이 크지 않았냐는 것이다. 한국영화는 지금까지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최종 후보에 오른 적도 없다. 네티즌들은 21일 기사 댓글란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아카데미 출품 못 된 거… 너무너무 안타깝다.”(alic****), “에휴, 영진위 ㅉㅉㅉ”(jk37****) 등의 글을 올리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라제기 기자 wender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