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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흥수의 느린 풍경] 사병들만 통신보안?

입력
2016.12.25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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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물단지 처지가 된 공중전화가 아직까지 유용한 곳이 전방지역이다. 주 이용객은 휴대전화를 소유할 수 없는, 휴가나 외출을 나온 일반 사병들이다. 경원선 철도 최북단인 강원 철원의 백마고지역 앞, ‘나라사랑 통화서비스’라고 쓰인 빨간 공중전화 부스 안 전화기에 ‘통신보안’을 강조하는 문구가 눈에 띈다.

철원 백마고지역 앞 공중전화에 ‘통신보안’이 강조돼 있다.
철원 백마고지역 앞 공중전화에 ‘통신보안’이 강조돼 있다.
연천 대광리역 공중전화 위에는 수상한 사람은 신고하라는 합동참모본부의 포스터도 붙어 있다.
연천 대광리역 공중전화 위에는 수상한 사람은 신고하라는 합동참모본부의 포스터도 붙어 있다.

무심코 내뱉은 한마디가 ‘적’을 이롭게 하기에 통신보안을 강조하는 것은 나무랄 일이 아니지만 최근 국방부 내부전산망인 ‘국방망’ 해킹 사건은 어이없는 참사다. 북한 소행으로 추정되는 공격에 감염된 컴퓨터만 3,200여 대에 달한다니 어안까지 벙벙하다.

언제까지 북한 탓만 하고 있을 텐가. 사병들에게 강조하는 엄격한 법과 원칙이 윗선에는 어떻게 적용되는지 지켜볼 일이다. 상대적 약자에게 추상같이 법의 칼날을 휘둘러온 자들이, 철면피 미꾸라지처럼 법망을 빠져나가는 현실을 지겹도록 목도하는 요즘이다.

여행팀 차장 choiss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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