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시국캐럴 속 청년산타 300명도... 축제 분위기 가득했던 ‘성탄 촛불’

알림

시국캐럴 속 청년산타 300명도... 축제 분위기 가득했던 ‘성탄 촛불’

입력
2016.12.25 20:00
0 0

31일엔 송박영신 행사 계획

연인원 1000만 돌파 가능성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9차 촛불집회가 열린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운동주민센터 앞에서 산타 복장을 한 시민들이 박 대통령 모형에 수갑을 거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9차 촛불집회가 열린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운동주민센터 앞에서 산타 복장을 한 시민들이 박 대통령 모형에 수갑을 거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가장 큰 크리스마스 선물은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이에요.”

2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 빨간색 망토를 두르고 모자를 쓴 ‘청년산타’ 300명이 나타났다. 청년산타들은 시민 기부로 마련한 그림책과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노란색 리본을 아이들에게 선물로 건넸다. 부모 손을 잡고 광장에 나온 어린이들의 얼굴에는 진짜 산타클로스를 만난 듯 웃음꽃이 피었다. 이들은 청와대에서 200m 떨어진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 다시 등장해 박 대통령을 본 뜬 모형에 대형 수갑을 채우며 “아이들에게는 선물을, 박근혜에게는 수갑을”이라고 소리쳤다.

성탄절 전야를 맞아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 주최로 열린 아홉 번째 촛불집회는 축제 분위기가 역력했다. ‘하야 크리스마스’로 명명된 집회 주제에서 보듯 시민들은 오후 내내 다양한 콘서트와 퍼포먼스를 즐겼다. 체감기온이 영하 4도까지 떨어진 추운 날씨에도 가족, 연인 손을 잡고 광장에 나선 시민들은 55만명(경찰추산 3만6,000명)에 달했다.

단연 압권은 노랫말을 바꾼 ‘시국캐럴’. “촛불 사이로 피켓을 들고 달리는 기분 상쾌도 하다~” 등 캐럴을 개사해 국정농단을 비꼰 노래가 밤새도록 광장에 울려 퍼졌다. 이전 집회와 달리 자녀와 함께 촛불을 흔드는 가족 단위 참가자와 ‘촛불 데이트’를 즐기며 크리스마스를 뜻 깊게 보내려는 연인들도 다수 눈에 띄었다. 벙어리 장갑을 나눠 끼고 남은 손으로 촛불을 든 문신록(30)ㆍ이나래(25)씨 커플은 “크리스마스를 맞아 특별한 데이트를 하고 싶었다. 대통령 퇴진을 힘껏 외칠 수 있어 몸은 춥지만 마음은 따뜻하다”고 말했다.

들뜬 분위기가 이어졌지만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엄중했다. 오후 6시 소등 퍼포먼스가 시작되자 정부서울청사 건물 벽에는 주최 측이 레이저 빔으로 쏘아 만든 ‘박근혜 구속, 조기탄핵’ 문구가 선명히 비쳤다. 청와대와 헌법재판소, 삼청동 총리공관을 향한 세 갈래 행진도 재연됐다. 지하철 3호선 안국역 앞까지 발걸음을 옮긴 시민들은 국정을 파탄 낸 책임을 물어 박 대통령은 탄핵돼야 한다며 뿅망치로 경찰 차벽을 두드리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9차까지 진행된 주말 촛불집회는 전국에서 896만여명을 거리로 불러 모았다. 올해 마지막 날인 31일에도 탄핵 타종행사 등을 보기 위해 많은 시민이 광장에 집결할 것으로 보여 참가자가 연인원 1,000만명을 돌파할 가능성이 있다. 퇴진행동 측은 “10차 집회에서는 박 대통령을 보내고 새해를 맞는다는 의미의 ‘송박영신’ 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