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거래 기반 정확한 시세 제공
‘자동차가 가장 비쌀 때는 내가 차를 살 때이고, 가장 쌀 때는 내가 차를 팔 때이다’라는 광고 문구처럼 중고차 가격은 고무줄이다. 인터넷 매물을 보고 매매단지에 갔다 얼토당토않은 가격에 울분을 토하는 일이 흔하다. 이 같은 불신을 극복하기 위해 최근 중고차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정확한 시세를 제공하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가장 먼저 중고차 시세 정보를 제공한 업체는 중고차 시장의 최강자 SK엔카닷컴이다. 2000년대 초부터 시세를 제공한 SK엔카닷컴은 연간 약 100만대의 매물이 등록되고, 하루 45만명이 방문하는 국내 최대 중고차 ‘오픈마켓’(소규모 업체들이 매물을 등록ㆍ판매하는 온라인 장터)이다.
SK엔카닷컴은 국산ㆍ수입차의 차종과 세부모델별로 구체적인 시세를 주간 단위로 제공한다. 실거래가와 시장 동향, 증권가 보고서 등을 종합해 시세를 산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엔카닷컴 관계자는 “빅데이터를 활용하지만 정확한 산출 방법은 영업비밀”이라고 말했다.
2011년 인천 서구에 국내 최대 자동차 매매단지 ‘엠파크’를 세우고 중고차 사업에 뛰어든 동화그룹도 시세 정보 제공에 도전장을 던졌다.
동화그룹이 지난달 개설한 자동차 전문 포털사이트 ‘모클’(모터클래스)이 내세운 강점 중 하나가 ‘검증된 시세’다. 엠파크의 실거래 정보를 기반으로 새로 개발한 ‘시세산출엔진’이 해당 차종의 최저가부터 최고가를 보여준다. 다른 중고차 사이트의 매물가격 교차 검증에도 활용할 수 있다.
KB캐피탈이 지난 6월 만든 중고차 거래 플랫폼 ‘KB차차차’도 KB부동산시세의 노하우를 중고차에 접목한 ‘KB국민시세’를 제공한다. KB차차차 관계자는 “중고차 매매상사 현장 정보와 시세산출 알고리즘을 활용해 실시간 시세조회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나이스그룹의 리서치ㆍ컨설팅 전문회사 나이스알앤씨도 지난달 중고차 시세 데이터베이스(DB)를 제공하는 카마트와 손잡고 자동차 정보 포털 ‘나이스블루마크’를 열었다. 최근 6개월간 매매 자료를 분석해 실제 구매비율이 높은 가격구간의 시세를 제공한다.
지난해 거래된 중고차는 357만대로, 신차(182만대) 판매량의 2배에 이른다. 2009년 신차(148만대)와 중고차(196만대) 거래 대수를 비교하면 비약적인 성장이다. 선진국의 중고차 거래량이 신차 판매량의 3배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국내 중고차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업계 관계자는 “커지는 중고차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시세 정보 제공은 필수 서비스인데, 아직까지 업체별 시세 정보들 간에 편차가 큰 것이 한계”라고 말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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