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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 형님' MC 바스코의 이중생활

입력
2016.12.27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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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힙합이 국내에 상륙한 지 20여 년 만에 주류 음악으로 전성기를 맞고 있다. 그러나 대중화 과정에서 쌓아온 노력과 실력에 비해 저평가되는 MC(래퍼)들도 생겨나고 있다.

자이언티, 지코를 사랑하지만 주석, 피타입을 모르는 새내기 힙합팬을 위해 준비했다. 여기, 새로운 라임(운율)과 플로우(흐름)를 개발하며 힙합의 발전을 끌어간 MC들을 소개한다.

기자가 대학교 3학년이던 시절 축제 때였다. 재학생이 준비한 무대가 끝난 뒤 가수들의 초빙 공연이 이어졌다. 이날 무대에는 지기보이즈(Jiggy Boyz)라는 언더그라운드의 래퍼들이 등장했다. '간지'라는 곡을 불렀는데 에너지 넘치는 모습이 강렬해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 잔상이 남아있다.

MC 바스코(Vasco·본명 신동열)는 지기보이즈에서 활동한 언더그라운드 래퍼다. 2010년 독자적인 레이블을 설립하고 2014년 레이블 저스트 뮤직에 들어가기까지 언더그라운드의 잔뼈 굵은 '큰 형님'으로 활약했다. 그가 오버그라운드에서 두각을 드러낸 건 2014년 Mnet '쇼미더머니3'에 출연하고부터다. 활동 14년 차인 그가 지원자로 오디션에 참가한 건 지극히 사적인 이유였다.

래퍼 바스코는 여느 MC보다 격정적인 래핑으로 관객의 호응을 끌어낸다. 사진은 지난 17일 부산의 한 공연장에서 공연 중인 모습. 바스코 인스타그램
래퍼 바스코는 여느 MC보다 격정적인 래핑으로 관객의 호응을 끌어낸다. 사진은 지난 17일 부산의 한 공연장에서 공연 중인 모습. 바스코 인스타그램

1. 무대에서 거친 MC, 내려오면 아빠가 된다

바스코는 2000년 대학생 친구들과 그룹을 결성하면서 공연을 시작했다. 클럽 마스터 플랜이 레이블로 변하면서 정식 계약을 맺었지만 팀은 이내 해체했다. 솔로로 전향한 바스코는 마스터 플랜 소속으로 정규 앨범 2장을 발표했다. 그는 여느 MC보다 공격적인 래핑으로 언더 힙합 팬을 끌어 모았다. 무대에서 거친 퍼포먼스로 힙합신의 '악동'이 됐고 직설적인 가사로 '한국의 에미넴'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2007년 크루 지기펠라즈의 대표 MC로 활동하던 그는 영향력이 커지자 독자적인 레이블 인디펜던트 레코즈(Independent Records)를 설립했다. 이후 정규 3집 앨범을 내면서 공중파 방송 출연의 기회도 얻게 됐다. 2011년 5월 그룹 DJ DOC의 이하늘과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을 통해 공중파에 입성했다.

바스코에게 이 방송은 평생 잊지 못할 무대이기도 하다. 처음 방송에 출연해 긴장한 나머지 가사를 까먹는 실수를 2번이나 저질렀다. 결국 그는 "제가 음악을 12년 했는데 방송 무대에 선 건 처음"이라며 "지금 손이 땀에 흠뻑 젖었고 머릿속이 백지장"이라고 고백했다. 무사히 공연을 마친 후에는 "방송 무대를 가지니 기분이 어떠냐"는 MC 유희열의 질문에 눈시울을 붉혀 관객의 격려를 받기도 했다.

강한 남자 바스코의 감성적인 면모는 또 다른 사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그는 인디펜던트 레코즈가 해체한 후 2014년 MC 스윙스의 레이블 저스트 뮤직과 계약했다. 저스트 뮤직 입성을 계기로 그 해 Mnet '쇼미더머니3'에 출연했는데, 높은 경력임에도 심사위원이 아닌 도전자로 출연해 화제가 됐다.

그가 자존심을 굽히고 오디션에 참가한 건 다름아닌 아들 때문이었다. 바스코는 방송 인터뷰에서 "아들을 생각하면 빨리 뭔가 이뤄내고 싶다"며 "사람들에게 가치를 인정 받고 아들 섭이에게 맛있는 걸 사주고 싶다"고 밝혔다. 음악 활동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던 사실을 은연중 밝힌 것.

바스코는 싱글 대디다. 2011년 배우 박환희와 결혼해 1년 3개월 만에 성격 차로 이혼했다. 지금은 홀로 아들을 키우고 있는데, 바쁜 바스코 대신 주로 부모님이 대신 보살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쇼미더머니' 8회 2차 공연 무대에서 아들에 대한 사랑을 노래해 "진정성 있다"는 호평을 받기도 했다.

이후 그는 꾸준히 음원을 발매하고 있다. 올해 6월에는 아이돌 양성 프로그램인 Mnet '소년24'에 심사위원으로 출연해 날카로운 입담으로 '독설가' 이미지를 추가했다.

MC 바스코는 2011년 배우 박환희와 결혼해 아들을 얻었다. 그러나 1년 3개월만에 성격 차로 이혼해 지금은 홀로 아들을 키우는 중이다. 아들은 내년에 6세가 된다. 바스코 인스타그램
MC 바스코는 2011년 배우 박환희와 결혼해 아들을 얻었다. 그러나 1년 3개월만에 성격 차로 이혼해 지금은 홀로 아들을 키우는 중이다. 아들은 내년에 6세가 된다. 바스코 인스타그램

2. 그의 음악은 락일까, 힙합일까

바스코는 '락스코'라 불릴 정도로 락을 좋아한다. 락과 힙합 장르를 결합한 시도를 몇 차례 선보였는데, '쇼미더머니'에서도 락을 결합한 무대를 선보였다가 정체성 논란에 휘말렸다. 바스코가 선보인 곡이 락인지, 힙합인지를 놓고 아직도 팬들 사이에서 의견이 갈리고 있다. 당시 바스코는 "14년 동안 랩을 해왔다"며 "판소리에 랩을 해도 내가 하면 힙합"이라고 자부심을 보였다.

락, 메탈 장르 취향에서 느껴지듯 바스코는 무대에서 격동적이고 강한 에너지를 뿜어내기 좋아한다. 그만큼 직설적인 19금 가사의 곡도 많다. 최근엔 '말 달리자' 'YEYE' 등을 통해 '쇼미더머니' 출연 후 달라진 돈벌이와 화려한 생활에 대해 노래했다. '말 달리자', 'YEYE' 두 곡 역시 19금 판정곡이다.

이소라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파급효과+더 (feat.천재노창)

●187 + Grey (feat.조현아)

●Jiggy Boyz '간지'

● '말 달리자' (feat.천재노창)

●Whoa Ha

●I'm Back

●YEYE (feat.천재노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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