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최근 충청 출신 새누리당 의원들을 만나 “개헌에 적극 찬성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27일 알려졌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3년 임기 대통령’에 대해서도 유연한 입장을 보였다.
경대수(충북 증평ㆍ진천ㆍ음성)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본보 통화에서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만찬을 겸해 반 총장을 3시간 가까이 만났다”며 “국내에서 개헌 논의가 활발하다고 전했더니 반 총장도 개헌의 필요성이 있다는 취지의 말씀을 하셨다”고 밝혔다. 경 의원과 함께 반 총장을 만난 이종배(충북 충주)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반 총장은)개헌에 적극 찬성하는 입장이었다”고 밝혔다. 경 의원은 반 총장 고향인 충북 음성이 지역구로 당시 만찬은 충북 지역 의원들의 요청에 반 총장이 화답해 성사됐으며 박덕흠(충북 보은ㆍ옥천ㆍ영동ㆍ괴산) 의원도 함께 했다.
반 총장은 총선과 대선 시기를 맞추기 위해 한시적으로 대통령 임기를 3년으로 단축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거부감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 의원은 “국내에서 ‘3년 임기 대통령’도 논의되고 있다고 말씀 드렸더니 ‘개헌을 그런 식으로 해서는 되겠느냐’는 반응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최근 정치권에서는 반 총장이 3년 임기 대통령을 자처해 개헌의 선봉에 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반 총장은 내년 초 귀국 즉시 봉하마을 방문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반 총장은 이날 면담에서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23만달러(약 2억7,000만원)를 수수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2005년 외교부 장관 시절, 베트남 외교장관 일행을 환영하기 위한 공관 만찬장에 박 전 회장이 늦게 도착해 돈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아들 우현씨의 SK텔레콤 뉴욕사무소 특혜 채용 의혹에 대해서도 “가당치 않은 이야기”라고 일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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