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로에 시달린 신입사원의 자살로 파문을 일으킨 일본 유명광고회사인 덴쓰(電通)의 대표이사가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29일 NHK 등에 따르면 덴쓰의 이시이 다다시(石井直) 대표이사 사장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다음 달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이시이 사장은 기자회견에서 “신입사원의 과중한 노동을 저지하지 못했던 것은 부끄럽기 짝이 없다. 기업 풍토의 나쁜 면에 손을 쓰지 못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덴쓰는 일본에서 가장 규모가 큰 광고회사로, 관련사까지 포함하면 종업원 수가 4만7,000여명에 이른다. 또 대형 광고와 이벤트를 도맡아 하는 곳이어서 취업 준비생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하지만 지난해 4월 덴쓰에 입사한 도쿄대 출신 여성신입사원 다카하시 마쓰리(사망 당시 24세)가 초과근무에 시달리다 같은 해 크리스마스에 도쿄 사택에서 뛰어내려 목숨을 끊는 바람에 덴쓰는 사회적 지탄을 받았다. 다카하시씨는 작년 10월 9일∼11월 7일 약 105시간의 초과근무를 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중간에 17분가량 회사를 떠난 것을 제외하면 53시간 연속 본사에 붙잡혀 일한 적도 있다. 곧이어 우울증 증세가 나타났고 스트레스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반복해 토로했다.
덴쓰는 이날 고인에 대해 ‘파워 하라’(직장 내 권력형 괴롭힘)가 있었다는 사실도 인정했다. 이는 일터에서 상사가 지위를 이용해 부하를 괴롭히는 행위다.
하지만 이시이 사장의 사퇴 발표는 이날 도쿄노동국의 조사결과 중간발표 이후 나와 또 한번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도쿄노동국은 덴쓰 법인과 다카하시 씨의 상사였던 간부 1명을 노동기준법 위반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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