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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정 신경 쓰느라 머리 아파” 최순실의 짜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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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정 신경 쓰느라 머리 아파” 최순실의 짜증

입력
2016.12.3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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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녹음 파일서 드러나

국정 전반 개입 정황 여실히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소환한 박근혜 정부 비선실세 최순실 씨가 24일 오후 서울 대치동 특검사무실에 도착하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ssshin@hankookilbo.com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소환한 박근혜 정부 비선실세 최순실 씨가 24일 오후 서울 대치동 특검사무실에 도착하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ssshin@hankookilbo.com

최순실(60·구속기소)씨가 정호성(47·구속기소)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에게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 소집을 지시하는 등 국정에 개입하면서 “(국정에 신경 쓰느라) 머리가 아프다”며 짜증을 반복한 사실이 확인됐다. 국정 개입으로 생긴 피로감을 청와대 비서관에게 여과 없이 내뱉은 것으로, 그 정도로 최씨가 국정을 쥐락펴락해왔다는 또 하나의 방증이라는 해석이다.

최씨의 이 같은 발언은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고 있는 박영수(64) 특별검사팀이 검찰로부터 인계 받아 분석 중인 정 전 비서관 휴대폰 녹음파일에서 발견됐다. 파일에는 2013년 10월쯤 박 대통령이 서유럽 순방을 앞두고 최씨가 “(아무 언급 없이 대통령이 순방을 가면) 놀러 다니는 것처럼만 보인다. 정리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떠나야 한다”면서 “수석비서관 회의를 하고 가자”고 하는 등의 지시 내용들이 다수 담겨 있다.

최씨는 회의 안건이나 박 대통령의 발언의 윤곽을 가다듬어주는 등 지시를 하는 도중 여러 차례 “머리가 아프다”며 정 전 비서관에게 짜증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정 전 비서관은 최씨에게 “알겠습니다”라거나 “네, 선생님” 등의 답변만 했고, 최씨의 짜증도 순순히 받아들이면서 별다른 반응은 보이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최씨는 정 비서관의 답이 늦어지거나 반응이 소극적일 때는 큰 목소리도 다그치기까지 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최씨의 발언에 대해 “할 일도 많은데 국정의 이런 저런 일까지 챙기느라 힘드니 아무 말 하지 말고 대통령에게 잘 전달하라는 의미”라며 “최씨가 국정 전반을 다 챙기고 있었던 정황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남상욱 기자 thot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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