潘 ‘알현 정치’ 거리감 좁히기
유력 차기 대선 주자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통합과 타협’을 화두로 던졌다. 미국 유엔본부에서 29일(현지시간) 정진석 새누리당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다. 귀국 초읽기에 들어간 반 총장이 ‘알현(謁見) 정치’를 통해 빠른 속도로 국내 정치와의 거리감을 좁혀가는 모양새다.
반 총장은 국회 정보위원회 일정으로 뉴욕을 방문한 정 의원을 1시간가량 만나 이 같이 말했다고 정 의원이 30일 본보 통화에서 전했다.
반 총장은 이 자리에서 국내 상황을 ‘위기’로 규정한 뒤 “정치권이 위기를 극복하는 지혜를 모아야 한다”며 “정치적으로는 대통합이, 경제ㆍ사회적으로는 대타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 총장은 신당 창당이나 특정 정치 세력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정치적 대통합’을 중도·보수 진영과의 이른바 제3지대 통합을 의미한 것으로 보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 총장은 최근 들어 현역 정치인과의 면담을 통해 현안과 관련한 구체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등 국내 정치와의 낯익히기에 부쩍 힘을 쏟고 있다. 앞선 22일 충북 출신 새누리당 의원들의 방문을 받은 자리에서는 “개헌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개헌이 된다면 임기를) 유연하게 맞춰야 하지 않겠느냐”고 임기단축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특히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23만달러를 받았다는 등의 의혹을 먼저 언급하며 “정말 터무니없는 얘기”라고 해명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편 반 총장은 30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뉴욕에 있는 유엔본부에 마지막으로 출근하면서 한국 국민에 대한 새해 메시지를 발표할 예정이다. 반 총장이 이날 유엔본부 1층에서 낭독할 5분여 길이의 ‘대국민 새해 메시지’ 내용은 발표 이전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유엔 안팎에서는 그가 최근 강조하는 ‘통합과 타협’ 외에도 귀국 후 정치권에 화두로 던질 의미 있는 내용이 담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근 정치권의 검증이 거세지며 ‘23만달러 수수의혹’, ‘신천지 연루설’, ‘아들 SK 특혜입사 의혹’ 등 갖가지 의혹에 휩싸여 있는 만큼 한국 특파원들과의 문답에서 이에 대한 해명이 있을지도 주목된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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