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소 18일마다 한 곳씩 늘어”
깨알 설명으로 방문객 지갑 열기
성탄절을 1주일 앞둔 지난달 18일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인근 밸뷰의 쇼핑몰 밸뷰스퀘어 내 테슬라 쇼룸(전시장). 20평 남짓한 이 전시장은 테슬라의 세단 ‘모델 S75D’를 보기 위한 방문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벽면에는 테슬라의 디자인을 설명하는 부품, 소재, 티셔츠 등 관련 제품들이 전시돼 있었다. 이 곳에서 고객들을 안내하는 커스틴 브랜함 제품 매니저는 “주말 하루 평균 방문객이 500명에서 최근 1,000명 가까이로 늘었다”고 말했다.
세계 최고의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전시장엔 ‘지속가능한 에너지 생태계’를 지향하는 테슬라의 비전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었다. 이 곳의 직원들은 AA 사이즈보다 약간 큰 파나소닉의 배터리를 손에 들고 매장 뒤쪽 모델 S의 섀시(차의 기본을 이루는 뼈대)를 가리키며 “이 배터리 7,000개가 차량 밑바닥에 깔려 테슬라의 전기차를 움직인다”며 “바닥에 깔려 무게중심을 낮출 수 있어 운전의 재미도 크다”고 설명했다.
매장 벽면에 위치한 3개의 터치 스크린을 통해서는 전기차 테슬라의 가치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충전의 우려를 불식시키듯 고속 충전기인 ‘슈퍼차저’ 탭을 선택하자 800여개의 슈퍼차저 구역과 충전기 대수 등이 상세하게 나타났다. 브랜함 매니저는 “하나의 슈퍼차저 구역마다 6~10개의 충전기가 설치되는데 이런 슈퍼차저 구역은 18일에 하나씩 새롭게 생기고 있다”며 “충전을 걱정하던 방문객들도 이를 확인하고는 보급형 세단 ‘모델 3’의 출시일이 언제냐고 묻곤 한다”고 말했다.
테슬라 전기차의 효율성을 보여주는 갖가지 지표들도 방문객의 눈길을 끌고 있었다. 같은 거리를 달리는 데 필요한 가솔린과 전기의 비용을 비교해 보여주며 테슬라 전기차를 사는 것이 얼마나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지 보여줬다. 이동 거리를 입력하기만 하면 충전에 걸리는 시간과 비용도 단번에 나타나 직관적으로 운영비를 가늠할 수 있었다.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1,2주 전에 신청 해야 탈 수 있을 정도로 시승 스케줄도 빡빡했다. 이 전시장에서만 시승 이후 즉석 계약 등 월 평균 50여대의 테슬라 차량이 팔리고 있었다.
국내 상륙이 임박한 테슬라는 올해 초 경기 하남에 위치한 스타필드하남과 서울 청담동에 전시장을 여는 것을 목표로 준비가 한창이다. 인증 절차가 마무리 중인 고급 세단 모델 S90D는 미국 기준 1회 충전으로 473㎞를 주행할 수 있어 내년 전기차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국내 전기차 시장의 새로운 판도를 가늠해보고 싶다면 테슬라 전시장을 찾는 것도 방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애틀(밸뷰)=정준호 기자 junho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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