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호텔 남는 객실 검색ㆍ할인
업무용 문서ㆍ이메일 고품질 번역
일류 레스토랑 요리 주문ㆍ배달
카드 사용내역 확인ㆍ차량 관리
스타트업얼라이언스를 통해 신생혁신기업(스타트업)을 돕는 일을 시작한 지 3년이 됐다. 좋은 스타트업이 많지 않았던 수 년 전만 해도 일상 생활에서 유용하게 쓸만한 스타트업의 제품이나 서비스는 거의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스타트업의 서비스가 없이는 일을 효율적으로 하거나 여가 생활을 즐기기 어려울 정도다. 그만큼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가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스타트업들이 예전에 없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냈다는 이야기다. 직접 사용해 본 경험을 토대로 2017년 한국인의 일상을 꽉 채워 줄 것으로 기대되는 스타트업 제품과 서비스를 소개한다.
업무에 도움 주는 유용한 서비스들
매일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기자라는 직업으로 사회 생활을 시작한 20년 전부터 명함관리는 늘 골치였다. 쌓여가는 명함을 정리하기 위해 다양한 컴퓨터 프로그램과 개인정보관리기기(PDA) 등을 사용해봤지만 딱히 마음에 드는 것이 없었다. 일일이 수작업으로 입력하자니 번거롭고, 자동으로 명함을 인식하는 방법은 정확도가 낮아 별 쓸모가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드라마앤컴퍼니’라는 스타트업이 만든 ‘리멤버’ 응용 소프트웨어(앱)로 6,000장 가까운 명함을 클라우드에 입력해두고 필요할 때마다 스마트폰에서 쉽고 빠르게 찾아보고 있다. 받은 명함을 리멤버 앱으로 사진만 찍으면 드라마앤컴퍼니 소속 사람이 해당 명함을 보고 반자동으로 정확하게 입력해주기 때문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 명함의 주인공이 자신의 신상정보를 수정하면 명함을 등록해둔 사람들에게도 자동으로 갱신(업데이트)된다. 요즘에는 팀원 등 지정해준 지인들과 서로 리멤버 명함 정보들을 공유할 수 있는 기능까지 생겼다.
아침이나 저녁에 이동해야 하는 일이 있으면 요즘에는 택시 대신 ‘풀러스’ 앱을 이용한다. 풀러스는 내가 가려는 목적지와 같은 방향으로 출퇴근하는 자가용 운전자를 연결시켜주는 일종의 카풀 앱이다. 서울 강남에서 여의도로 갈 때 풀러스를 이용해 김포공항쪽 회사로 출근하는 직장인의 차를 타고 간 적이 있다. 택시보다 저렴하고 다양한 종류의 자가용을 얻어 타는 재미가 쏠쏠했다.
지방 출장을 갈 때는 ‘데일리호텔’이란 앱을 이용해 예약한다. 어느 호텔이나 항상 남는 객실이 있기 마련이다. 데일리호텔은 전국 호텔의 당일 남는 객실을 보여주고 할인된 가격으로 예약도 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 앱 덕분에 미리 호텔 예약을 안하고 출장을 가도 걱정할 필요가 없어졌다.
금융에 정보기술(IT)을 더한 핀테크 서비스들도 유용한 것이 많다. 얼마 전 일본 출장을 가면서는 돈을 공항에서 환전하지 않고 핀테크 스타트업인 ‘모인’의 서비스를 이용해 일본의 지인에게 국제송금을 한 뒤 받아서 썼다. 50만원을 환전했는데 낮은 수수료 때문에 공항에서 환전하는 것보다 3만원 정도 이득을 봤다.
또 일본에 가져갈 자료를 번역하는 데는 번역 앱인 ‘플리토’를 이용해서 처리했다. 외국에 이메일을 보낼 때 간단한 문장 번역은 물론 중요한 안내 문서도 고품질로 번역해 준다.
식사를 겸한 회의나 모임을 가질 때는 ‘플레이팅’이나 ‘쉐프온’으로 일류요리사의 요리를 시켜서 먹는다. 버섯 리조또, 부리토볼, 연어스테이크같은 일류 레스토랑의 유명 요리사가 만든 요리를 앱으로 주문해 배달 받으면 전자렌지에 살짝 데워먹기만 해도 된다.
간혹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서 진행하는 컨퍼런스는 ‘IT&베이직’의 ‘심플로우’라는 서비스의 도움을 받고 있다. 청중이 발표자에게 스마트폰을 통해 간편하게 질문을 할 수 있는 서비스다. 강연의 흐름을 끊지 않으면서 다양한 질문을 받아 나중에 한꺼번에 답을 할 수 있어 좋다.
영화 맞춤 추천 등 여가생활도 윤택하게
퇴근 후에도 이용할 만한 스타트업 서비스가 많다. 일주일에 한번씩 중국어 과외 공부를 받고 있는데 수업이 끝나면 수업료를 ‘토스’ 앱을 이용해 송금한다. 번거롭게 공인인증서를 설치하고 비밀번호생성기(OTP) 암호 등을 반복해 입력해야 송금할 수 있는 시중 은행 앱과 달리 토스는 지문인증만으로 빠르게 돈을 보낼 수 있다. 혼자 공부가 필요할 때는 ‘차이나탄’ 앱에서 1년 사용권을 구매해 단계별로 학습하고 있다.
머리를 식힐 때는 ‘왓챠플레이’ 앱을 통해 영화나 드라마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로 시청한다. 영화 평점 서비스인 ‘왓챠’에 입력해둔 영화 평가 점수에 따라 이용자가 좋아할 만한 영화나 드라마를 알아서 추천해준다. 최근에는 일본의 미식가드라마인 ‘고독한 미식가’를 추천 받아서 봤는데 취향에 딱 맞았다. 그 밖에도 볼만한 한국 및 외국 영화가 많다.
재미로 읽는 소설책은 주로 ‘리디북스’로 구매해 모바일 기기로 읽는다. 외부에 나가있거나 출장을 다닐 때 무거운 책을 휴대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이 앱의 가장 큰 장점이다. 예전에는 인기있는 책들이 종이 책으로만 나오고 전자 책으로는 생산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요즘은 웬만한 책은 리디북스에도 다 올라온다. 최근에는 스티븐 킹의 ‘11/22/63’ 등을 리디북스를 통해 재미있게 읽었다.
운동은 ‘TLX패스’ 앱을 이용해서 가까운 스포츠센터에 가서 한다. 이용방법은 간단하다. 일정 금액을 내고 TLX패스용 포인트를 충전해 두면, TLX와 제휴돼 있는 다양한 헬스클럽 등 운동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이 밖에 카드 사용내역은 ‘뱅크샐러드’앱을 통해 확인한다. 매달 외식비나 식료품 구입비용으로 얼마를 썼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좋다. 집안 공기 질은 ‘비트파인더’라는 스타트업이 개발한 ‘어웨어’라는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통해 측정한다. 집에서 떡볶이를 자주 시켜먹는 편인데 그 때마다 ‘배달의 민족’ 앱을 이용해 쉽게 주문한다. 외식을 할 때는 ‘망고플레이트’나 ‘다이닝코드’ 같은 서비스를 활용해 주변 맛집을 검색하고 평가를 읽은 다음에 갈 곳을 정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발히 이용하는 경우 스타트업 서비스를 통해서 틈틈이 책 값도 벌 수 있다. ‘텐핑’을 이용하면 정보성 광고를 골라 자신의 SNS에서 홍보해주고 돈을 받을 수 있다. SNS로 입소문을 내주는 것이다. 필자의 경우 한달 전부터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지인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광고를 골라 가끔 공유하고 있는데, 벌써 17만원 정도를 벌었다. 한달 책 값으로 충분하다.
‘취향 저격’ 서비스 찾아 골라 쓰세요
지금까지 소개한 스타트업 서비스와 제품들은 주로 필자의 개인적 취향에 맞춘 것들이다. 이 외에도 현재 한국 스타트업 업계에는 다양한 성별과 연령대에 맞춘 서비스들이 공존하며 이용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젊은 여성들은 옷을 코디해 주는 ‘지그재그’ 같은 앱을 써서 옷을 구경하고 구매한다. 웹툰을 즐기는 젊은 층에게는 ‘레진코믹스’가 인기다. 차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차량관리 앱 ‘마카롱’을 쓰면 좋고, 다이어트나 건강관리가 필요한 사람은 식단 및 일정관리 앱 ‘눔’을 이용할 수 있다. 숙박예약을 위해서는 ‘야놀자’나 ‘여기어때’ 앱 등 꽤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
이처럼 한국의 스타트업들은 일상 속 불편함을 해결해주고 생산성을 높여주며 즐거움을 주는 제품과 서비스를 계속해서 만들어 내고 있다. 이런 스타트업들을 응원해 더 좋은 서비스가 생겨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은 이들의 제품을 많이 이용해주는 것이다. 실제로 생활에 도움을 받았다면 그에 맞는 가치를 내고 쓰면 더 좋다. 이를 통해 새로운 회사들이 나와서 성장하다 보면 그 중에서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회사들도 나올 수 있을 것이고, 일자리와 성장동력도 창출될 것이다. 새해에는 좀 더 스타트업의 서비스에 관심을 가져보자.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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