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에 거주하는 배우 손지창(47)씨가 미국 최대 전기차 업체 테슬라(Tesla) ‘모델 X’를 타다 급발진 사고를 당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사실이 알려져 주목 받고 있다. 테슬라 측은 급발진 가능성을 부인하며 손씨의 과실을 주장해 공방이 확산될 전망이다.
손씨는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차량 사고 현장 사진 2장과 함께 전말을 공개했다. 그는 “지난해 9월 10일 오후 8시쯤 테슬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X’에 아들을 태우고 귀가해 차고 문을 열고 진입하는 순간 차량이 ‘웽’ 하는 굉음과 함께 차고 벽을 뚫고 거실까지 돌진했다”며 “말로만 듣던 급발진”이었다고 주장했다.
손씨는 사고 이후 테슬라 측의 태도에 더 분노했다. 그는 “차량 결함을 찾기보다는 저의 실수라고 뒤집어씌우는 것도 모자라 일주일 뒤 조사를 하겠다고 온 사람은 블랙박스의 정보를 빼가면서 보여주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그들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고 저는 변호사와 논의한 끝에 소송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경위를 설명했다.
반면 테슬라 측은 “손씨가 소송을 제기한 후 관련 사고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진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테슬라는 손씨 사건과 관련한 입장을 문의하자 2일 이메일을 통해 보낸 답변에서 “차량 데이터를 포함한 여러 증거를 살펴본 결과, 운전자 손씨가 액셀러레이터 페달을 100%까지 완전히 눌러 발생한 결과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테슬라 차량들은 페달 조작 실수를 여러 단계에서 방지하고 있으며 예를 들어 액셀러레이터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이 동시에 눌리는 경우 차량은 모터 토크를 차단한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또 “사고 조사 당시 손씨와 조사 관련 자료를 자세하게 공유했다”면서 “소송을 제기하기 전, 손씨가 금전적 보상을 제공하고 차량이 급발진 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면 한국에서의 유명한 입지를 사용해 테슬라 브랜드에 타격을 입히겠다고 위협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는 테슬라 차량의 급발진 관련 사고 7건이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손씨는 이들 사례를 더해 집단소송으로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훈기 기자 hoon149@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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