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이 아내 소헌왕후의 공덕을 빌기 위하여 직접 지은 찬불가 ‘월인천강지곡 권상’ 등 2건이 국보로 지정됐다고 문화재청이 3일 밝혔다. 미국에서 돌려 받은 ‘국새 황제지보’ 등 6건은 보물로 지정됐다.
‘천 개의 강 위에 떠오르는 달의 노래’라는 뜻의 월인천강지곡은 총 583장으로 구성된 장편 찬불가집이자 국문 서사시다. 부처의 전생과 탄생, 열반에 이르기까지 생애와 아쇼카왕이 불교를 세상에 알리는 이야기를 담았다. 당시 유학자들의 비난에도 불구 월인천강지곡을 통해 보시 등 불교적 덕목을 강조하고 있어 불교의 장점을 국가경영에 활용하고자 하는 의지를 적극 드러냈다고 해석되기도 한다. 훈민정음 창제 이후 가장 이른 시기에 지어져 활자로 간행됐다는 점에서 창제 후 초기 국어학 연구와 출판 인쇄사를 연구하는 데 매우 중요한 자료로 인정, 국보로 승격 지정됐다.
국보 ‘평창 월정사 팔각 구층석탑’과 하나의 구성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평창 월정사 석조보살좌상’도 국보로 승격됐다. 석탑 남쪽 전방에 무릎을 꿇고 앉아 두 손을 가슴 앞에 모은 채 탑을 향해 공양을 올리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와 같은 탑전(塔前) 공양보살상은 고려 전기의 독특한 특성으로 중요한 가치와 의미를 지닌다.
또 한국전쟁 중 미국으로 유출됐다가 2014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방한 당시 돌려받은 ‘국새 황제지보’ ‘국새 유서지보’ ‘국새 준명지보’도 이날 보물로 지정됐다. 황제지보는 고종이 1897년 제작한 대한제국 국새, 유서지보는 1876년 제작돼 국왕의 명령서인 유서에 사용됐던 국새, 준명지보는 1889년에 제작돼 세자시강원 관원의 교지에 사용됐던 국새다. 태조 이성계가 조선 건국 직전 발원한 사리장엄구로서 1932년 금강산 월출볼 석함에서 발견된 ‘금강산 출토 이성계 발원 사리장엄구 일괄’, 과거 시험 준비생들을 위해 한국과 중국 시인 30명의 시를 엮은 ‘협주명현십초시’, 무신란 당시 반란 주동자 포획으로 충주 박씨 가문을 공신 가문으로 격상시킨 박동형의 ‘초상 및 함’도 보물로 지정됐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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