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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오류 확 낮춘 스마트공장... 중국시장서 1위 거침없는 진격

입력
2017.01.0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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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기업 바디텍메드

하루 16만개의 진단기기 생산

질병마다 사용 원료ㆍ부품 달라

모든 데이터 입력해 정확도↑

매출액 전년보다 30%나 증가

강원 춘천시 동내면 거두리에 있는 바이오기업 바디텍메드는 우리나라보다 중국에서 더 유명하다. 수년 동안 체외진단 분야의 중국 시장 점유율 1위를 도맡아온 유명 영국 기업 액시스쉴드를 제치고 중국 진출 5년여 만에 1위 자리를 꿰찼다. 지난해 바디텍메드 매출액은 전년보다 30% 이상 늘었다. 공정 자동화 시스템(스마트공장) 구축도 성장에 큰 몫을 했다.

지난달 22일 찾은 바디텍메드 춘천 공장에선 하루 16만개의 진단기기가 생산되고 있었다. 혈액이나 대소변 속 성분을 분석하는 제품으로, 의료 현장의 검사나 진단에 쓰인다. 세계 95개국에 수출되는 품목 수는 40가지에 이른다. 분석할 성분이나 검사할 질병 등에 따라 적용해야 할 기술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이정은 바디텍메드 전무는 “몇 안 되는 품목을 대량으로 만들어내는 다른 제조업과 달리 바이오산업은 ‘다품종 소량 생산’이 대부분”이라며 “이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관리하느냐가 성장의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바이오기업 바디텍메드는 손가락 끝을 살짝 찔러 나오는 소량의 혈액을 이용해 다양한 질병을 진단하는 기술로 세계 95개국에 진출했다. 바디텍메드 제공
국내 바이오기업 바디텍메드는 손가락 끝을 살짝 찔러 나오는 소량의 혈액을 이용해 다양한 질병을 진단하는 기술로 세계 95개국에 진출했다. 바디텍메드 제공
바디텍메드가 강원도 춘천 공장에 지난해 도입한 공정 자동화 시스템의 화면. 도입 전보다 생산성이 30% 향상됐다. 바디텍메드 제공
바디텍메드가 강원도 춘천 공장에 지난해 도입한 공정 자동화 시스템의 화면. 도입 전보다 생산성이 30% 향상됐다. 바디텍메드 제공

바디텍메드가 1년 반에 걸쳐 2억5,000만원을 들여 스마트공장을 구축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품목마다 들어가는 원료나 부품이 다르기 때문에 매일 발생하는 주문부터 생산, 출고, 재고 현황 등이 모두 복잡한 바이오 빅데이터다. 일일이 수작업으로 파악하자니 아무리 꼼꼼해도 오류가 생겼다. 또 항체 같은 생체물질 원료는 유효기간이 있어 철저한 관리도 필요하다. 데이터가 잘못돼 제품이 자칫 엉뚱한 검사 결과를 내놓으면 기업 신뢰도에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다.

원료부터 완제품까지 들어오고 나가는 모든 상황을 데이터로 입력하고 실시간 자동 관리할 수 있게 만든 스마트공장은 이런 오류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이 전무는 “스마트공장 도입 후 생산성이 30% 향상됐고, 설비 가동률도 10%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매출 증가에도 힘이 됐다. 바디텍메드는 올해 본격 가동에 들어갈 중국 광시성 공장에도 이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10마이크로리터(100만분의 1 리터)의 혈액으로 질병 진단에 필요한 다양한 검사를 할 수 있는 기기. 국내 바이오기업 바디텍메드가 개발했다. 바디텍메드 제공
10마이크로리터(100만분의 1 리터)의 혈액으로 질병 진단에 필요한 다양한 검사를 할 수 있는 기기. 국내 바이오기업 바디텍메드가 개발했다. 바디텍메드 제공

그러나 국내 바이오기업 가운데 스마트공장을 갖춘 곳은 많지 않다. 최의열 바디텍메드 대표는 “관리가 쉽지 않은데도 대부분 규모가 작아 투자에 소극적인 게 현실”이라고 전했다. 더구나 “바이오 생산 공정은 일반 제조업과 달라 시스템 설계에만 6개월 이상 걸린다”고 최 대표는 덧붙였다. 설계 과정 중의 기술 유출 우려도 국내 바이오기업들이 소극적이었던 이유 중 하나다.

한국바이오협회는 연구개발 단계에 머물러 있는 국내 많은 바이오기업이 수년 안에 상품화에 착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승규 바이오협회 전무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바이오산업에서도 스마트공장 시스템 도입은 세계적인 화두”라며 “국내 바이오기업들도 연구개발은 물론 생산에서도 정보기술(IT)과의 결합을 통해 이를 대비할 수 있는 한 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춘천=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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