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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져도 괜찮아…그런데 실패 그 다음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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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져도 괜찮아…그런데 실패 그 다음엔?

입력
2017.01.06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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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징 스트롱

브레네 브라운 지음ㆍ이영아 옮김

이마 발행ㆍ340쪽ㆍ1만5,000원

‘넘어져도 괜찮아, 다시 일어서면 되니까.’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실패 앞에 자기계발서가 천진하게 건네는 조언은 너무도 무책임해 이미 한번 좌절감을 맛본 사람에게 또다른 상처를 준다. 많은 자기계발서가 대중의 외면을 받는 이유기도 하다.

신간 ’라이징 스트롱’의 저자 브레네 브라운 미국 휴스턴대 사회복지학과 연구교수 겸 강연자. Felix Sanchez
신간 ’라이징 스트롱’의 저자 브레네 브라운 미국 휴스턴대 사회복지학과 연구교수 겸 강연자. Felix Sanchez

‘부정적인 감정을 모두 드러내고 스스로 받아들이는 것이 진정한 용기’임을 설파하는 TED 강연 ‘취약성의 힘’ ‘수치심에 귀 기울이기’로 잘 알려진 브레네 브라운 미국 휴스턴대 사회복지학과 연구교수는 신간 ‘라이징 스트롱’(Rising Strongㆍ강인하게 일어서기)에서 실패 그 다음에 대해 말한다. “우리는 암흑의 구간을 얼른 빠져나가 구원의 결말을 맞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이렇게 사람들은 역경을 극복하는 힘겨운 과정을 솔직하게 이야기하지 않는다. 이러니 마치 실패의 전성기라도 찾아온 듯 보이는데 나는 이 점이 걱정스럽다.” 그가 실패 그 이후에 주목하는 이유다.

저자에 따르면 실패 이후의 감정을 인지하는 것은 강인하게 다시 일어서기 위한 시작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저자에 따르면 실패 이후의 감정을 인지하는 것은 강인하게 다시 일어서기 위한 시작이다. 게티이미지뱅크

대개의 자기계발서가 연역법을 따라 현실성과 실용성이 떨어진다는 한계를 지니는 반면,

“고통을 쉽게 치유할 해결책을 사람들에게 팔려는 시도는 최악의 사기”라는 신조를 갖고 있는 브레네 브라운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취재ㆍ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집필했다. 직접 사례를 수집해 연구하는 방식으로 유명한 그는 지금까지 1,300명 넘는 사람을 만나 1만 건 넘는 사례를 모았다.

강인하게 일어서기 위한 방법으로 저자가 내미는 해법은 4단계로 구성됐다. ‘인지하기’(나는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가), ‘질문하기’(그렇게 느끼는 이유는 무엇이며 어떤 행동으로 이어지는가), ‘자신의 이야기와 싸우기’(이 감정을 만들어내는 내 안의 진실은 무엇인가), 그 다음이 ‘강인하게 일어서기’(진짜 감정을 마주하고 내 이야기의 결말을 바꾼다)다.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핵심은 감정 마주하기에 있다. “감정을 부정하면 그 감정들은 사라지지 않고 우리를 제멋대로 휘두른다”며 저자는 “실패를 딛고 일어서고 싶다면 실패가 주는 감정적 여파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꼭 명확한 단어로 설명할 필요는 없다. “벽을 주먹으로 세게 치고 싶어” “달콤한 과자를 먹고 싶어” “뱃속이 불편해” 정도면 충분하다. ‘감정적’이라는 말을 부정어로 배우고 ‘감정 컨트롤’을 미덕으로 삼았던 우리에겐 물론 이조차 어려울 수 있다. 또 애써 드러낸 감정이 너무나도 사소하고 지극히 사적인 데서 오는 민망함은 별개의 문제다.

저자는 수치심ㆍ실망ㆍ분노ㆍ원망ㆍ상심ㆍ후회 등 실패에서 오는 다양한 감정을 나열하고 각각에 맞는 방법을 사례 연구한 바에 기초해 제시한다. 여느 자기계발서와 마찬가지로 각자가 겪는 개별 사례에 바로 적용하기엔 무릎을 탁 치게 하는 해법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감정을 똑바로 마주하지 못하는 데서 비롯되는 억울함과 피해의식이 무리한 센 척과 진상, 갑질 등으로 나타나며 사회를 곪게 하는 지금, 좌절 그 다음을 내다보는 책은 유의미하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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